홍만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의료자문위원

"통증은 감정"이라고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떠오른다. 비록 통증 신호는 전적으로 신체적인 것이지만 그에 대한 대처는 복잡한 반응을 하는 뇌가 결정한다.

통증은 뒤얽힌 두가지 요인, 즉 신경신호와 감정적 반응으로 이루어진 몸과 마음의 현상이다. 따라서 통증치료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는 통증신호를 차단하기 위해 수술,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하고 또한 통증에 대한 마음의 반응을 다스리기 위한 기법들을 활용한다. 최상은 마음을 바꿔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필요성을 줄이는 것이다. 뇌의 작용은 아직도 신비하지만 감정은 통증을 증가시키거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반대로 강력한 진통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통증의 시작은 자극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다. 그러나 각자의 감정, 경험, 기대 등 마음의 영향을 받는다. 통증에 저항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자동적인 활동이지만 과거와 현재의 감정상태가 통증을 느끼고 대처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분노, 불만, 절망, 비통, 공포, 두려움, 냉소주의, 불안, 우울증 등 좋지않은 감정들은 통증지각을 고조시킨다. 이런 감정들이 제어된다면, 지각이 수정되어 통증이 완화될 수도 있다.

특별한 상황에 놓이면 종종 의식적인 노력이나 다른 일을 함으로서 일시적으로 통증신호들이 사라진다. 부상병이 전장을 떠날 때까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거나, 운동선수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고통스러운 부상을 알지 못하는 것들이 그 예다. 통증을 이길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

통증에 대한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감정들은 고통을 연장시키고 대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만약 자세한 검진과 검사결과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통증을 치료하는 한 방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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