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우리나라 기업의 2016년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가장 먼저 나온 표현이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 표현은 기업실적을 발표할 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뜻한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실적이 좋거나 반대로 나쁜 경우 모두를 표현하지만 통상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와 단종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이로 인해 경제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상당기간 갤노트7 여파에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시장 전망치인 8조2000억원대를 훨씬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이 영업손실 353억원을 낸 것이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영업이익 1129억원보다 크게 밑돈 것으로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됐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단종으로 맞은 위기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만회를 했다. 고전할 것이라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중저가폰 확대와 갤럭시S7·S7엣지 등 발빠르게 대체상품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갤노트7 충격을 최단기간에 털어버린 것이다. 

반대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갤노트7 단종으로 강자가 사라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전략상품인 V20을 출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애플의 아이폰7에 빼앗겼다. 그나마 스마트폰 부문 손실을 메웠던 TV와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매출부진으로 적자 폭을 줄이지 못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최악의 위기상황을 빠르게 대처한 반면 LG전자는 호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정반대의 '어닝 서프라이즈'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올해 제주경제는 4%대 성장률이 전망돼 전국보다 크게 높을 기대된다. 하지만 올해 악재도 겹치면서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그동안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고 안주한다면 제주경제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예상되는 위기를 잘 대처한다면 기대보다 더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제주경제도 호재를 잘 공략하고, 위기상황을 신속히 대처해 긍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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