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층동물군(연체동물화석군집)은 난류성 군집과 대륙연안계군집의 특성을 지닌 별도의 남방계 난류성 동물군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고생물학회 제16차 학술발표회 ‘서귀포층 시대의 고환경과 생층서’특별심포지움에서 강순석 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광식물과 연구원은 서귀포층 상층부에서 발견된 대륙연안계 특징종인 ‘반지락(학명:Ruditapes philippinarum)’화석을 예로 들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또 “서귀포동물군에서 많이 발견되는 ‘북륙가리비’와 ‘밤색무늬 조개’는 각각 한류성종과 난류성종을 대표하는 종으로 이는 서귀포동물군을 일시적으로 한류성종을 포함하는 난류성동물군으로 정의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층의 개형층화석과 고환경’주제로 발표를 한 이의형 고려대 교수는 서귀포층의 개형층군집을 4개의 생태군으로 구분,“한류층이 우세한 하부·난류층이 우세한 중부·한류와 난류의 특징을 모두 포한한 상부와 서귀포층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온대성종만으로 구성된 최상층 등의 구분을 통해 해류의 확장과 후퇴 등 제주전지역이 동일한 해류계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도 서귀포층으로부터 석회질 초미화석과 고해양학적 관련성’(이성숙·윤혜선·윤 선 공동연구) 주제발표에서 이성숙 연구원은 “서귀포층 하부에서는 신양리층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종이 다수 발견되는 등 ‘시대지시종’과 ‘환경지시종’ 분석을 통해 볼 때 플라이오세 말기~전기 플라이스토세에 퇴적된 지층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연구원은 또 서귀포층으로 추정되는 도내 13개 시추공을 표본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남측은 서귀포층과 비슷한 양식으로 다소 융기된 형태를 띠고 있으나 서측과 북측은 서귀포층 상부보다 더 젊은층이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층의 이매패를 이용한 안정동위원소 분석과 고환경 해석의 실마리’(김부근·우경식·윤석훈·손영관 공동연구)주제발표에서 김부근 연구원은 “이미패의 산소(탄소)동위원소의 주기적 변화는 성장환경과 계절성을 찾아내는 근거가 된다.해수포함산소값의 경우 빙하기 도래로 인한 해수자체의 산소동위원소 상승 등과의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라며 “생리학적 접근을 제외했을 경우 현생과 화석 이미패의 산소(탄소)동위원소 차이 분석은 빙하기 형성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플라이-플라이스토세 동해에 있어서 연체동물화석종과 해양환경’주제발표를 한 이와오 고바야시 일본 니가타대학 지질학과 교수는 정론화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는 서귀포층과 유사한 일본의 지형층을 소개하고 “상관관계와 비교연구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하기는 하지만 고생물학적으로 같은 해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다”며 ‘명확한 시대구분’ 등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조했다.

 17일 오후에는 새발자국 화석지와 서귀포층 패류화석지를 직접 찾아 살펴보는 야외학술탐사가 진행됐다.

 이번 한국고생물학회 제16차 학술발표회는 18일 정기총회(오전9시~10시)와 최근 발견되고 있는 공룡과 고생대,신생대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한 구두 및 포스터 발표로 마무리된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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