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우리나라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이웃 나라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 한류제한조치인 '한한령'을 발표하고, 이어서 10월에는 중국 국가 여유국이 저가관광 체질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우리나라 방문 관광객을 20% 감축시키는 정책을 국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관광객 제한 조치는 중국발 우리나라 노선 전세기의 불허 정책으로 이어져 제주에서도 그 여파를 체감할 수가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기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만7952명으로 작년 대비 6.7% 감소했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의 급증에 대비해 수용태세를 확장해 온 도내 여행업, 호텔업, 전세버스업, 렌트카업, 음식업, 소매업 등 관광업계 전반에서는 갑작스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감소로 인한 영업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라는 명언이 있듯이 현재 90%에 가까운 중국인 중심의 해외관광시장을 다변화 시키는 등 제주 관광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제주관광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

중국 시장과 관련해 그동안 인두세 지급 관행 등 저가 관광 논란이 지속돼 왔던 만큼 이를 개선하여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와 중국 정부의 영향에 미약한 개별 관광객 유치 마케팅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시장을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이들 지역에 대한 항공 접근성의 개선과 마케팅 강화에 힘쓰고, 지난 40여 년간 제주도의 가장 큰 관광시장이었으나 2013년 이후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일본시장을 회복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서는 사드 위기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한 전세기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관광시장의 회복을 위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시장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과 일본에서 외국 여행을 많이 떠나는 20~30대 젊은 층 및 여성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마케팅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는 지역·테마별 도내 전문 여행사를 중심으로 도보, 캠핑, 자전거, 노인, 낚시, 웨딩, 골프관광 등 SIT(Special Interest Travel, 특수목적관광)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현지 여행업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필자는 위기는 또다른 기회를 우리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기를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에 따른 제주관광의 위기는 제주도의 대응 태세에 따라서는 제주관광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제주관광협회는 관광인들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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