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 제주관광대 기획부총장, 논설위원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인 요우커들의 제주방문이 급격히 감소되면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상권들을 시작으로 제주의 경제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무섭게 증가했던 중국인 방문과 투자열풍이 지속될까 우려했던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관광서비스부문과 1차산업의 비중이 높은 제주경제는 외부경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매번 이런 상황을 주변 여건의 탓으로 미룰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제주관광이 흔들리더라도 지역경제를 어느정도 버티게 하고 견인할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산업, 특히 청정 2차산업과 IT 분야가 접목된 제조산업의 육성을 통해 제주관광의 대체산업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간 제주도정은 관광과 감귤을 넘어 지역경제를 성장시킬 분야를 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실험과 도전을 해왔다. 

1980년대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시범사업지구(test bed)로 중문관광단지를 조성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등 큰 성과를 거뒀고 2000년대에 와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사람과 자본과 물류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소위 투자커뮤니케이션 허브(hub)로서의 인프라를 조성해, 해외자본 유치와 함께 국내 대규모 IT 전문서비스기업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보급과 스마트그리드사업, 풍력단지사업을 시범적으로 조성해 다양한 산업화 실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주의 노력이 단지 시험사업이나 테스트베드 그자체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테스트베드의 한계를 넘어서서 이를 제주의 특화된 경제굴기의 성공모델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후지산으로 유명한 일본 동경의 서남쪽 시즈오카현은 후지산과 함께 녹차산업의 1번지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지역의 관광산업을 지탱하는 2차산업도 잘 갖춰져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마하, 스즈키, 가이와 등 일본의 최고 제조업체들이 밀집돼 있어 오토바이, 피아노, 전자악기 등 높은 수준의 제품을 출하하고 있고, 이와 연계된 산업관광프로그램을 잘 개발해 동반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풍부한 온천시설과 후지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자랑거리이지만, 시즈오카현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제조산업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또 하나의 성장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야마하피아노 조립공장견학과 악기박물관을 관람하는 산업관광코스를 비롯해 맥주공장견학, 화장품전시관광, 일본술 제조 체험관광 등 다양한 산업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자연친화적인 웰빙관광과 의료산업을 연계한 파마벨리 타운을 조성해 일본 최고의 암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와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는 성장 가능성은 결코 이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의 질적 가치는 최고 수준이지만 단지 이를 지탱해줄 지역기반 동반성장산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주의 관광산업을 융복합패턴으로 성장시킬수 있는 지역주도형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추진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 젊은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ICT기반 관광관련 앱을 개발하거나 협동조합시스템을 만들어 4차 산업형 비즈니스를 산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매우 반갑기만 하다. 제주도정은 우선 지역기반 성장제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제주관광침체와 제주경제의 불안감을 덜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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