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환도위, 23일 제주공항 쓰레기 대책 간담회
하민철 "제주 인도 면세품 70% 서울서 반입" 지적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공항 내 쓰레기 대량 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한 가운데 육지부에서 반입된 면세품의 포장 폐기물은 해당 지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23일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한국면세점협회, 신라·롯데면세점,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도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공항 쓰레기 대란 대책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하민철 위원장은 "제주공항에서 인도되는 면세품 중 70%가량은 서울에서 반입되고 있다"며 "타 지역에서 구매한 면세품의 포장 폐기물까지 제주도가 떠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유커 등 해외 관광객들은 관세법에 따라 여행 중 구입한 면세품을 출발지 공항에서 인도받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인도되는 면세품 중 상당량은 육지부에서 팔린 뒤 유입된 것으로, 결국 타 지역에서 수거돼야 할 포장 폐기물까지 제주로 들여와 도민들의 세금으로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주오연 한국면세점협회 사무국장은 "타 지역에서 팔린 면세품들은 행낭에 담겨 제주로 이송된다"며 "해당 면세품들의 포장 폐기물을 다시 행낭에 담아 판매 지역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양보 도 환경보장국장은 "상품의 포장 자체를 재사용 가능한 봉투로 바꾸기 위한 마인드 전환도 필요하다"며 "깔끔한 디자인의 봉투로 포장해 면세품을 인도한 후 버려진 봉투들을 수거해 공항 이용객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구간별 할증제 등 폐기물 대량배출업소의 쓰레기 처리비용 현실화, 관세법 등 제도개선을 통한 면세품 현장 인도, 에어캡(포장재) 재사용, 여행사·가이드의 계도 강화 등이 대책으로 제시됐다. 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