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집 「귤나무와 막걸리」

"퇴계 때문이야/영계 때문이댜/무성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릴 물고/처절히 몸부림치던 현수막은 내려지고/공(公)약인지 공(空)약인지/인술(仁術)인지 상술(商術)인지/선량이 되겠다는 4.13 난전 끝에/딩동댕 실로폰 소리/초심을 잃지 말라는"

제주시조문학회 창립멤버이기도 시인의 한 꼬집 충고가 의미심장하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 사상 첫 결과를 예견이라도 한 듯 민심을 듣고, 첫 마음을 잃지 말라는 쓴소리를 시로 남겼다. 깊고 또 곧다.

"적당히 풀어주고 싶다/꽉 조인 너를 보면"('나사' 중)하는 '쉬어가라'는 충고도, "아버지 이름이 뭐예요?/봄바람인데요/너의 성이 김씨니까 김봄바람?/그냥 아빠 친구들이 봄바람이라고 불러요/때로는 카사노바라고도/부르기도 하는데요"하는 우스개도 제각각의 개성으로 맛있게 읽힌다. 정은출판.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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