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교육청은 17일 회의실에서 고입제도개선안을 주제로 현장 교원 자문회의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김대생 기자>
 필기시험(선발고사)을 부활하는 제주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전형제도 개선계획이 도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3일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선발고사를 시행한다는 새로운 고입제도개선안을 발표한 이후 학생·학부모·교사와 교원노동조합의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선발고사 부활 배경=선발고사 부활에는 중학생의 학력저하, 학업포기 등의 부정적 현상이 발생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신성적 100%만으로 고교 신입생을 선발하는 현행 고입제도로 중학교의 면학분위기가 흐려지고 있으며, 심지어 학생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게 도교육청 장학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김태혁 교육감도 지난 3일 “전체석차가 상위 50%이내에 들지 못할 경우 중1학년때부터 학업포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입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3년만에 선발고사 부활=선발고사 폐지는 지난 99년 교육인적자원부의 고교평준화 방침에 따라 이뤄졌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인성·창의성 교육 함양을 위한 학교서열화 금지 방침에 따라 2000학년도 고입때부터 내신성적을 적용했다.

 2000학년에는 선발고사와 중3학년 내신성적의 각 50%를, 2001학년도는 선발고사 30%와 2·3학년 내신성적 70%을 반영한데 이어 지난해 중3학년의 2002학년도 고입부터는 1·2·3학년 내신성적 100%만을 적용, 신입생을 선발했다.

△찬·반논쟁 가열=도교육청의 선발고사 부활 발표이후 도교육청 인터넷에는 중학생·학부모들의 찬·반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1·2학년 등 저학년은 찬성입장을 보이며 내신·선발고사의 적정한 반영비율을 제안하는 반면 달라진 고입제도를 첫 적용받게 될 올해 중 3생들은 자신들이 ‘희생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교육제도가 최소한 10년 이상은 지속돼야 한다”며 선발고사 부활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도 선발고사 부활로 ‘입시위주의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우려하며 교원노조의 참여를 요구하는 등 투명한 정책결정과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교조 제주지부는 선발고사 부활에 의한 학생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고입제도가 결정될 경우 내년에 입학하는 중학교 신입생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추진계획=도교육청은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선안’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고교입시제도를 마련, 올해 중3학년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을 잠정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특히 설문조사결과 학생·학부모·교원이 고교입시제도 개선안으로 ‘내신+선발고사’의 병행실시를 선호하고 있지만 오는 1월 25~28일 사이에 중학교 학부모와 중·고교 교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 의견을 다시 수렴할 계획이다.

 또 오는 2월초 고등학교 입학전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발고사와 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을 결정한 후 늦어도 2월 중순이전에는 새로운 고입제도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올해 중3학년부터 달라진 고입제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변경내용을 고입실시일 10개월 전인 2월 중순까지는 공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고사 부활 충격 해소책은=선발고사 부활에 따른 학생들의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17일 ‘고입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현장교원 회의를 여는 등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교원들은 올해 중3학년부터 선발고사 실시가 적용돼야 하는 등 고입제도개선의 타당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충격 해소방안으로 교원들은 올해 내신과 선발고사 반영비율을 60%와 40% 반영한 후 내년에는 50%대50%로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도교육청도 달라진 고입전형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우선 고입전형위원회에서 내신과 선발고사 반영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올해 선발고사 출제범위를 3학년 교과과정에 국한시킨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입제도가 3년 만에 변경됨으로써 학생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의견이 제출되고 있다”며 “교육가족의 의견을 모아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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