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내달 7개 제주노선 운임 5% 인상
제주항공 등 5개 LCC 이어 대형사까지 합류
"내국인 관광객 활성화 추진에 제대로 역행"

제주노선을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국적 항공사들이 중국발 '사드 여파'로 위기에 직면한 제주관광에 되레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커들의 제주행 중단으로 내국인 관광객 활성화가 시급한 시기에 앞 다퉈 국내선 운임을 인상하는 등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적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8일부터 제주기점 7개 노선의 국내선 항공 운임을 평균 5% 인상한다.

탑승객이 가장 많은 서울-제주 노선은 △주중 8만2000원→8만6000원 △주말 9만5000원→10만원 △주말할증·성수기 10만7000원→11만3000원으로 최대 6000원 인상된다.

부산·광주·청주·대구·여수·진주-제주 노선 역시 최소 3000원에서 최대 8000원까지 오르는 등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 육지를 방문하는 도민들의 항공료 부담이 심화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012년 이후 국내선 운임을 동결해왔지만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 심화로 불가피하게 운임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을 제외한 6개 국적 항공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요금 인상에 나서면서 중국의 '방한 금지령'에 따른 관광시장 침체를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지난 1월23일부터 항공 운임을 2.6~5.3% 올렸으며, 티웨이항공도 한 달만인 지난 24일부터 5.1~11.1% 인상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26일부터 5.3~10.6%, 에어부산은 27일부터 1.3~6.7%, 제주항공은 30일부터 2.5~11.1% 인상키로 하는 등 유커 감소 규모를 내국인으로 채우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제주관광의 정책 방향에 제대로 역행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요금 인상을 제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주노선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사드 갈등이 해소될 때까지 인상을 유예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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