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통상진흥원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 등 보복 조치가 도를 넘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 바오젠거리를 비롯한 기념품 판매점, 음식점, 숙박업소, 전세버스 등 모든 관광업체 및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중국·유럽여자골프가 공동 주관해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의 플레이를 멀리서 촬영하는가 하면 심지어 롯데 소속 김해림 선수가 우승하자 현지 방송사는 모자에 부착된 '롯데'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는 등 건전해야 할 스포츠에서도 노골적으로 반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관광 금지 조치와 함께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진행되면서 제주 제품 역시 수출량이 급감하고 있다.

제주지역 중소기업 등 수출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 불허 및 장기간 지연에 따라 생산 제품들을 창고에 쌓아두고 있으며 계약된 수출건이 일시 중단되거나 바이어의 연락두절로 중국 수출이 막히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 열도 분쟁이 고조될 당시 중국인들은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다. 특히 현지 내 일본 기업들에 대한 압박 수위가 심화되자 일본 제품 매출액은 최대 4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은 통상마찰 해결책으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원칙 대응을 선택했고 이후 동남아시아 등 교역 국가를 다변화하는 등 '탈 중국 다변화'를 추진했다.

제주도 경제통상진흥원은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기업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추진코자 한다.

첫째, '포스트 차이나'인 동남아 시장 개척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는 지금도 큰 시장이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화장품 및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제주 수출기업들이 공략해야 할 수출 유망 지역이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장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상품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수출을 위한 포장 디자인, 컨설팅, 통관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둘째, 내부적으로는 내국인과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위한 그랜드 세일전을 추진코자 한다. 제주특산품 전시판매장을 비롯한 3곳의 직영 매장과 '숍인숍'으로 운영하는 도외 대형매장은 세일행사에 참여 가능한 업체와 함께 진흥원의 마케팅 사업비 등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랜드그룹과 연계해 서울 킴스클럽매장 제주상품판촉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 업체 제품에 대한 '원 플러스 원 행사' 및 제주특산품전시판매장 빅세일(30%), 이제주몰 이벤트(가정의달·바캉스) 및 제휴몰과 연계한 행사 진행, 면세점 입점상품 할인행사 등을 통해 업체 매출 확대는 물론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셋째, 사드보복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등 제주특별자치도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조속한 경영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단계별로 추진코자 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으로 가득했던 제주시 바오젠거리 일대와 지하상점가 등이 요즘에는 텅 비고 있다. 최근에는 도정을 중심으로 각 부서별, 유관기관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도 경제통상진흥원에서도 최근 대만의 대표적인 식품 유통업체 판매 책임자와 간담회를 추진하면서 제주상품의 대만 진출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의 꾸준한 노력과 도 경제통상진흥원의 노력이 곁들여진다면 '사드 보복'과 같은 일시적인 금단현상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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