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식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회장

1859년 6월, 스위스 사업가 앙리뒤낭은 사업상 나폴레옹 3세를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 북부 솔페리노 지방 여행 도중 참혹한 전투를 목격하고 국적에 차별없이 아군과 적군의 부상자를 돌보기 시작했다. 1862년 11월 「솔페리노의 회상」을 출간하고 "상병자를 돌보기 위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구호단체를 평시에 각국 내에 조직할 것"과 "상병자와 그들을 돌보는 구호요원을 보호하고 이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국제조약을 체결할 것"을 역설했다. 이 제안은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어 1863년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창설되고 1864년 제네바 협약이 체결돼 적십자 운동이 시작됐다.

대한적십자사는 1903년 대한제국이 제네바협약에 가입하고 1905년 10월27일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고종황제 칙령 제47호 선포로 설립됐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 하에서 독립군과 재외거주 동포를 위한 인도적 활동을 전개했으며 1950년 6·25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속에서도 수백만명의 피난민에 대한 구호활동, 1960년 4·19 혁명과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정치적 격변의 시기에도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인도주의를 실천해 왔다.

제주적십자사는 1949년 봉사회 1개 조직, 청소년적십자 6개 조직으로 적십자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7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 65개 봉사회, 103개 청소년적십자 조직 1만여명의 적십자 가족이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쳐 나가고 있다.

제주도는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매년 발행하는 지역이다. 그동안 태풍 사라, 매미, 나리 등은 제주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적십자사는 어김없이 현장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시기와 강도가 예측을 불허하고 있으며 가스폭발, 폭설 등 재난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적십자사는 재난발생시 신속한 대응과 함께 지난해부터 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해 이재민 심리지원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재난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읍·면·동에 적십자봉사회를 결성해 재난구호 활동에 대비하고 재난복구 장비 확충, 봉사원 재난대응 교육, 심리사회적지지 교육 등을 활성화해 이재민에 대한 구호 및 사후 서비스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구호활동의 기반은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주는 성금이다. 적십자회비는 1953년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된 '보편적인 기부참여 제도'로서 매년 400만여 국민이 솔선해 참여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제6조에 따라 성별, 국적,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적십자사의 2017년도 적십자회비 모금 목표액은 11억원으로 4월 30일까지 모금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3월29일 현재 9억8000여만원을 모금해 89%의 실적에 그치고 있다. 

적십자회비는 재해 이재민을 위한 구호사업,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이웃과 결연을 맺는 희망풍차 사업, 긴급한 도움을 호소하는 위기가정에 대한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지원 사업 등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쓰여지는 만큼 적십자사 인도주의 활동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적십자의 모든 활동 또한 도민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만원의 작은 나눔을 통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적십자 인도주의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소망한다. 지금이라도 서랍속에 놓아 둔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꺼내들고 가까운 은행이나 가상계좌 등을 통해 기부해 보자. 많은 분들이 적십자회비 모금에 동참해 이웃의 아픔이 줄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