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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은 감시견이면서 공론장이어야김경호 제주언론학회장·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김경호
입력 2017-04-06 (목) 20:46:17 | 승인 2017-04-06 (목) 20:48:09 | 최종수정 2017-04-06 (목) 20:48:09

4월7일, '신문의 날'이다. 구한말 기울어져가는 국운을 바로 잡고 민족을 개화해 자주독립, 민권의 기틀을 세우기 위해 창간된 「독립신문」의 창간정신을 기리고, 민주 자유언론의 실천의지를 다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61주년을 맞는 오늘, '신문의 날'은 우리 지역신문에 어떤 의미일까.

신문은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 권력의 감시와 견제, 공공의제 설정 및 올바른 여론 형성을 조건으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이렇게 의무 지어진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현대판 독립신문의 창간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지역신문은 감시견으로서 또 공론장으로서 주어진 소명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열악한 언론환경 속에서도 우리 지역신문이 공기(公器)로서 나름의 역할을 해오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신문다움은 상실돼 가고 있고, 지역이 없는 지역신문이 되고 있다. 지역공동체의 이익이 신문사의 이익에 밀려 후순위가 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저널리즘은 이상적이고 추상적 하나의 개념으로 치부될 것이다.

지역신문에 공적기관으로서 저널리즘 임무를 충실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역의 미래가 지역신문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견마지로의 심정으로 몇 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밀착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 

중앙 뉴스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기사는 보조수단으로 구색맞추기식으로 보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지역성을 구현하는 것은 지역신문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이 지역신문의 소명이다. 

둘째, 지역현안에 대한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기사를 늘려야 한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쓰는 천편일률적인 기사와 피상적이고 쟁점을 겉도는 기사가 넘쳐난다. 도정을 대변하는 듯한 홍보성 기사의 비중이 높아지면 신문이 갖고 있는 비판의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대규모 리조트 개발과 제2공항 건설 등 굵직굵직한 개발 사업들에 대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이러한 사업들이 필연적으로 초래하게 되는 환경적, 사회문화적 문제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입 꾹 다물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역신문의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러한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책임은 지역신문에 있다.  

셋째, 동업자의식을 중심으로 스크럼 짜지 말라. 영어 속담에 "내 등을 긁어주면 네 등을 긁어 줄게"라는 말이 있다. 우리 신문의 편의를 봐주면 네 신문의 편의를 봐주겠다는 뜻이다. 

특정 신문사의 입장을 배려해 그 신문사와 관련된 비판기사를 빼준다면 무슨 염치로 부정하고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 나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왜곡된 동료의식은 지역신문 전체의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신문 소유에 대한 오너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여타의 기업처럼 신문도 자본의 논리에 따라 소유되고 운영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문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공적기관이다. 

저널리즘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보다 공익을 우선해야 한다. 지역 신문이 살아야 지역도 바로 설 수 있기에 도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기로서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

편집권의 독립은 우리 선배들이 오랫동안 투쟁해서 확보한 소중한 가치이고, 민주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요체다. 오너의 최고의 선(善)은 신문이 신문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편집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의 칼럼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신문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편달(鞭撻)을 받고자 함이 아니던가.

김경호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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