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국 충남대학교 교수, 논설위원

최근 제주 우도의 교통난이 중앙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작은 섬이 넘쳐나는 차로 망가지고 있는데 제주는 손놓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 문제 해결 능력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필자는 2년 전 (2015년 2월5일) 본 포럼에서 제주도에 자동차가 범람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며 우도의 예를 들었던 적이 있다. 요즘 상황은 더 심각한 모양이다. 기사에서 인용된 통계를 보니 2014년 이후 그 작은 섬 우도에서 백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사망자 1명을 포함해 15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아직도 이런 통계와 우도의 번잡함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믿기지 않는다. 종합하면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차가 너무 많다. 지난해 주민등록통계를 보면 전체 주민 수가 약 1800명밖에 안되는 우도에 올 2월 기준으로 1098대의 각종 차량이 등록돼 있다하니 어디에 그 많은 차들을 주차하는지 신기한 노릇이다. 가구 수가 400개 정도니 집 한 채에 차량이 2대 이상인 셈이다. 여기에 연 20만대, 여름 휴가철에는 하루 800여대의 외부 차량이 섬으로 들어온다. 도로의 폭이 4~6m밖에 안 되는 곳이니 당연히 정체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둘째, 방문객이 너무 많다. 2015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 하루 평균 약 5500명 꼴인데 성수기에는 훨씬 많다. 사람이 그렇게 많으면 정해진 길로만 조심히 다녀도 우도의 육상 및 해안인근 자연 생태계가 온전하게 남아나지 않을 것은 불보듯 훤하다. 쓰레기와 하수는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물어보기가 불안하다. 

셋째, 운송료 수입이 너무 크다. 입도 차량과 관광객이 많으니 당연하다. 성수기 기간에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 경까지 우도와 성산포 양방향으로 매 시간 배편을 운항하고 있다. 방문객의 경우 운임 및 입도비가 성인 5500원이며 차량의 경우 2~3만원이다. 한 기사의 추산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관광객 운임·입도비가 100억원 이상, 차량 운임이 약 60~70억원에 이른다. 이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차량과 관광객 입도를 방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 

다음과 같은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우선 외부 차량의 입도를 전면 금지한다. 다음 단계로 전기소형차만 남기는 것을 원칙으로 기존 등록된 차량을 약 반 이상 줄인다. 대형 차량은 소방차와 방문객들이 찾는 명소를 10분 정도 간격으로 운행할 수 있는 정도의 전기 버스로 국한한다. 거동이 불편한 방문객이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특수차량도 구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입도료를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일괄 인상한다. 입도료는 선박 운임과 우도내 교통비를 다 포함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괄 징수한 입도료 수입은 우도 주민과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협의해 나눠 사용하도록 한다. 선박운행은 이런 기준을 충족하면 필요에 따라 운행하면 될 것이다. 

만약 입도료를 1만5000원으로 책정하면 연간 관광객 수가 130만 명 정도만 돼도 약 200억원이 돼, 현재의 입도료 및 차량 운송료 수입 합계를 넘어선다. 

초기에는 이 수입의 일부를 기존 등록 차량 감축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총액만 고려하면 충분한 재원이 되기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재원이 적절히 분배되도록만 하면 된다. 지나치게 단순한 제안이라는 지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큰 문제가 없다면 해결 방안은 단순할수록 좋다. 

필요한 행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우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전국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가 중앙정부에 대고 나라의 지역개발, 환경, 교통 정책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뭐라 생각할지 곱씹어볼 일이다. 우도가 제주의 자화상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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