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사회부차장 대우

중국의 위·촉·오 세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편찬된 장편 역사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한명이 바로 조조다. 조조가 젊었을 때 하남에 있는 허자장이라는 유명한 점쟁이에게 관상을 본적이 있다. 조조의 얼굴을 들여다본 후 허자장은 '치세 간적 난세 간웅'이라고 말했다. "깨끗하고 평온한 시대에는 간적이 되겠지만, 난세에는 간웅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난세에 영웅이 난다'다. 그동안 우리는 조조를 '간웅'으로 치부해 '간사하고 얍삽한 사람'을 빗대어 '조조 같다'는 말을 쓰기도 했다. 이는 14세기 '삼국지'를 처음으로 쓴 명나라 작가 나관중이 촉의 유비를 한의 정통파로, 위의 조조는 황실을 배반한 불충한 신하로 해석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훗날 중국 역사에서 조조는 '천하를 통일한 지도자'로 재조명했고, 근대 중국에서도 '용맹 과감한 무인' '용병에 뛰어난 전략가' 로 등장했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말로 조조의 리더십이 재평가되고 있다. 

오늘날 무한경쟁 시대를 사는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마저 군웅할거의 전국시대를 비교하며 그 속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조조 리더십' 배우기가 한창이다. 

리더십의 중요성을 빗댄 표현은 다양하다. 백범 김구 선생은 '눈 덮인 들판 걸을 때(踏雪野中去)/ 어지러이 걷지 마라(不須胡亂行)/ 오늘의 내 발자취(今日我行跡)/ 후세 사람들의 이정표 되나니(遂作後人程)'라는 서산대사의 시를 자주 인용하면서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는 '위기 때 가장 좋은 배는 리더십이다'(The best ship in times of crisis is leadership)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치 있게 표현한 문장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5월9일 우리 국민은 이 위기를 극복할 리더, 즉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그 리더십에 따라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국제사회에서 도태돼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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