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제4회 제주월동무 발전포럼을 많은 농가와 관련기업 및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제주월동무는 감귤다음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작물로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동무산업 성장 추이를 보면 재배면적 (430㏊→4500㏊), 생산량(2만2000t →31만t), 조수익(12억원→2500억원), 가격(1000원→1만5000원/18㎏)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발생되는 가격폭락은 농촌경제를 어렵게 하기도 했다. 특히 가격폭락을 극복하기 위해 농민들은 산지폐기, 시장격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무 총생산량은 100만t 정도이며, 경작면적은 2만2000㏊로 파악되고 있다.

출하시기별로는 강원도에서 재배되는 고랭지무, 전라도에서 생산되는 봄·가을무, 그리고 제주에서 출하되는 월동무로 구분되고 있다. 국내 무 시장은 김치, 찜, 치킨으로서 각각 30%정도 소비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으나 치킨무를 제외하고는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무 소비량 추이는 1인당 37㎏(2000년)에서 22㎏(2016년)으로 줄었다. 소비량 감소요인으로는  10~30대의 식습관 변화, 가구 내 김치감소, 외식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무 소비시장 감소 추이는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우려한다.

따라서 제주월동무 산업 전망도 현재 3대 무시장(김치, 찜, 치킨)에만 바라보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발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월동무산업 발전 저해요인으로는 첫째 기능성 및 상품화 연구 미흡, 둘째 상품 다양성 부족, 셋째 전통식품(무말랭이, 쌈)의 낮은 부가가치, 넷째 낮은 수출경쟁력, 다섯째 무시장 포화, 여섯째 무 소비계층 감소 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발전방안으로는 다양한 유색무 품종을 도입해 샐러드시장 진출 기능성 강화, 식품 및 화장품원료, 그리고 기능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상품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외에서 무를 이용한 산업화를 살펴보면 샐러드시장 및 가공상품 시장에 진입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무를 크기보다는 컬러 및 기능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샐러드용으로 식감이 좋은 품종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필자는 우리 월동무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세계 무품종을 수집해 무·유전자 은행을 구축하자. 무는 십자과에 속하는 작물로서 재배역사는 기원전 2700년부터 재배됐다고 한다. 그리고 품종간 교잡이 왕성해 타 작물에 비해 유전적 변이가 매우 심화된 작물에 속한다. 따라서 전 세계에 분포된 무 품종은 매우 다양할 것으로 예측되며 기능성 및 컬러 역시 매우 다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유전자원을 수집해 기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제주월동무산업 제2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무 3대 시장 탈피을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의 식습관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무를 이용한 가공식품 시장진입을 위한 기호·건강·웰빙식품 등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제주 월동채소산업에 대한 홍보 마케팅 활성화가 필요하다. 제주월동채소는 월동무뿐만 아니라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가 생산돼 시장에 들어간다. 수도권 및 타 지역 온실 및 가온 하우스에서 생산된 다양한 채소와 경쟁을 하고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미 가공상품 및 과일에 대한 홍보는 매우 다양하게 투자돼 제주 감귤산업 발전에도 일정부분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감귤홍보와 더불어 월동채소 홍보까지 확대해 제주농업인들이 미소짓는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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