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제주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오는 5월 20일은 열 번째 맞는'세계인의 날'이다. 

2000년대 초부터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외국인 정책의 기본법으로 2007년 5월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제정하고, 법 제19조에는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년 5월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부터 1주일 기간을 '세계인 주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발표한 통계월보에 따르면 2017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단기체류자를 포함해 203만1677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15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국적 취득자를 합하면, 우리나라의 외국인주민 비율은 주민등록인구 5174만4935명 대비 4.2%에 이른다.

이처럼 체류 외국인의 증가로 우리 사회도 다문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정부는 각종 정책을 통해 외국인들의 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다원주의 국가 경험이 없고 오랫동안 단일민족과 순혈주의의 신화 속에 젖어온 우리 사회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우리와 다른 문화에 대한 차이를 쉽게 인정하지 못해 차별함으로써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대다수 외국인들은 한국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사람은 개인적으로 각자의 경험과 살아온 환경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그 누구도 나와 같을 수 없다. 민족이 다르면 더욱 그 문화적 배경에 따라 삶의 방식과 사고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편견은 특정 집단구성원이라는 것에 근거한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롤 말한다. 차별은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둬서 구별하거나 행위보다 외양에 기초해 사람을 비하하거나 배제하는 것이다. 다문화사회는 다양한 인종, 민족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하고 그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곧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라 할 수 있다.

다수의 결혼이민자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가부장문화에서 기인한 가족 내의 차별과 사회속에서 일어나는 차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적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으로 차별받는 현상, 경제적으로 발전한 서구인에게는 비교적 호감을 가지면서도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무시하거나 배타적인 모습, 외모가 달라서 무시당하는 경험, 피부색이 다른 자식을 둔 엄마의 걱정,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학교에서 무시당하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고충 등 이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대다수가 한국인들이 기피하고 있는 3D업종 등에서 종사하면서 한국 경제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지만 임금체불, 사내 폭행, 산업재해 노출 등의 문제와 더불어 관계 법령의 제한으로 사업 현장에서 인격을 무시당하거나 차별을 받는 사례가 많다.

현재 도내 거주 외국인주민은 약 2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특수 시책을 펴간다면 외국인주민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모범적으로 소통과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바람직한 다문화사회를 이뤄가야 할 책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제주도에는 행정·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범시민적인 다문화 이해 제고 및 확산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온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다양한 민족적 문화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인 '세계인의 날'이 제주도민들에게 우리의 새로운 이웃인 외국인을 포용하고 이들과 문화적 소통을 함으로써 다문화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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