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산부인과 의사 의료자문위원

임신은 배란, 수정, 착상 과정을 거친다. 난자는 배란 후 1~2일 정도, 정자는 자궁에서 3~5일 정도 살 수 있으므로 배란일 전후 5~6일 동안 임신할 수 있다.

난자는 배란되기 전 난포라는 조직에 쌓여있다. 사춘기 전에는 미성숙 상태로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 1개씩 차례대로 성숙돼 난포가 터져서 난자가 나오게 된다. 이 현상을 배란이라고 한다. 난포는 자라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23㎜이상이 되면 터지게 된다. 배출된 난자는 24시간만 생존 가능하고 정자와 만나지 못하면 난자는 죽게 된다. 사람마다 배란주기는 다르지만 생리 예정일 14일 전후에 배란이 된다. 

수정은 보통 난관의 팽대부에서 일어난다. 2~3억 마리의 정자가 사정을 통해 여성의 질 속으로 보내지게 된다. 그러나 정자의 약 15%는 기형정자로 임신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난자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도태된다. 강한 정자만 질 속의 산성을 견뎌내고 무사히 자궁의 입구에 도달한다. 정자는 자궁에 들어서자마자 자궁경관의 젤리 덩어리와 비슷한 점액전이라는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이를 통과하고 자궁의 양쪽 좌우에 이어져 있는 난관의 팽대부까지 헤엄쳐 가야한다. 이곳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리고, 난관에서 흘러내리는 점액을 역행해서 올라가야만 한다. 난관까지 도달한 정자는 1000마리 미만이다. 난자가 정자와 수정하면 수정란이 된다. 

수정란은 난할을 하면서 난관을 따라 자궁 쪽으로 이동한다. 수정 후 2~4일이 지나면 자궁에 도달하게 되고 6~10일 째에 자궁내막에 착상하게 된다. 

자궁내막에 부착된 후 수정 17~20일째부터 태아조직에서 유리된 모세혈관이 발생해 엄마로부터 영양공급을 받는다. 따라서 임신 5주전까지 약물복용은 유산과 관련은 있지만 기형발생과는 상관이 없다. 이렇게 임신이 시작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