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 의사

무릎에 물이 자주 차거나, 차있는 물을 빼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관절은 뼈끼리 움직이는 부위이고 맞닿은 부분은 연골로 덮여있다. 그리고 관절은 관절주머니(관절낭)로 싸여져 있는데 내벽을 활액막이라고 한다. 

관절에 물이 차는 것은 바로 이 활액막에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관절액(활액)이 과다 분비되는 것이다. 관절액은 정상적으로 무릎 내에 약 5㏄ 이하 소량으로 항상 채워져 있다. 이 관절액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관절연골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주며 연골 사이의 마찰을 최대한 줄여준다. 스테인레스끼리의 마찰계수가 0.3, 얼음과 얼음 사이는 0.03, 사람의 연골 사이는 0.001 정도로 상당히 매끄러운데 여기에는 관절액의 윤활작용이 크게 작용한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물이 차는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은 평소에 괜찮다가도 염증이 시작되면 무릎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고 물이 찬다. 또한 이런 염증반응은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면서 점차 관절염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세균 감염, 종양, 반복적인 자극, 외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활액막에 염증반응이 생기고 물이 찰 수 있다.

관절에 물이 차는 것은 염증이 생긴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너무 과민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 원인을 해결해 주지 않고 물만 자주 빼는 것은 감염될 수 있고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 관절액 검사가 필요하거나, 장기간 물이 많이 차 있거나, 심한 통증이나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 등 필요한 경우에는 물을 빼내야 한다. 간혹 물을 빼면 관절염이 악화된다거나 한번 빼면 자주 빼야 한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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