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제주대 자연과학대학 세미나실에서 과학영재교육센터 1기 학생들의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다.
 초·중학교에서 과학분야의 영재로 선발된 학생들이 중도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

 학생선발 후 교수·학습 프로그램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실습보다는 이론 중심의 교육과정과 어려운 수업내용, 영재교육센터 졸업 후 불투명한 진로 등으로 자퇴서를 제출하고 있다.

 학생들의 중도탈락에는 영재교육센터의 선발방법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설치 및 운영실태=과학기술부는 과학분야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서울대·인천대·아주대·부산대·연세대 등 전국 13개 대학에 과학영재교육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초·중학생 영재육성을 위해 지난 2000년 6월 제주대에 과학영재교육센터가 설치됐다. 제주대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제주교대와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부설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주로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선발과정은 지필 시험만 보는데 그치지 않고 학부모와 학생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 선발된다.

 교육과정은 초등은 수학·과학·정보(컴퓨터 관련)등 3가지 과목이며 중등은 수학·물리·생물 등 6개 과목을 둔다.

△왜 탈락해야 하나=제주대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지난 24일 자연과학대학 세미나실에서 1기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105명(중등 75명·초등 30명) 가운데 56명(중등 42명·초등 14명)인 53.3%만이 졸업했다.

 자퇴·재적 등 중도 탈락된 비율은 46.7%에 달한다. 절반가량의 학생들이 중도에서 영재교육을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영재교육센터가 대학 과정에서도 풀기 어려운 문제의 해결과 창의 사고력 계발에 역점을 두는 반면, 학부모들은 입시와의 연계를 요구하고 있다. 또 선발과정에서 과학적 창의성이 높은 학생보다는 학교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선발하는 것도 중도 탈락률을 높이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또 영재교육센터를 졸업한 ‘영재’들의 진로가 불분명한 것도 중도포기를 자초하고 있다. 영재교육센터에서는 아직 특출한 능력을 가진 ‘영재’가 발굴되지 않았다고 일관하고 있지만 교육수료 후 주어지는 혜택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강원대 부설 과학영재교육센터는 46명의 학생 중 13명(28.3%)이 자퇴했으며 아주대 28.1%·제주대 26.7%·전남대 22.9%의 자퇴율을 보였다. 한편 서울대는 173명 중 5명이 그만둬 자퇴율이 불과 2.9%정도였고, 150명이 수강한 연세대에서는 자퇴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책은 없나=지난 16일 제주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주최로 열린 과학영재교육의 자체평가와 발전방안 워크숍에서는 각 분야별 운영실태와 발전방안을 제고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열린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방안 모색이 제시됐다. 기초반·심화반 교과과정의 보완·확립 등 교재 내용의 재구성, 방학 중 실시하는 집중학습의 시간을 조정, 개별 면담의 활성화, 학생의견 수렴 등이 그것이다.

 또 재료비가 부족해 간단한 실험 위주의 수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론보다는 실습 위주의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도 방안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영재교육센터 관계자는 “학교행사와 겹치거나 서귀포 등 이동거리가 멀어 출석을 하지 않았을 때도 재적의 사유가 된다”며 “계속해서 자체평가를 실시해 합일점을 마련하는 등 개선방안 마련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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