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대중교통체계개편 따라 운전원 823명 신규 채용
전세버스 기사 대거 지원…여름 특수 앞두고 직격탄

여름 성수기를 앞둔 제주지역 전세버스 업계가 대규모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중교통체계개편에 따라 제주도가 공영·민영버스 기사 수백명을 채용하면서 전세버스 기사들의 잇단 이직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도는 오는 8월부터 전면 개편된 대중교통 체계를 본격 시행한다.

도는 현행 동지역과 일부 읍·면지역에만 운행하던 시내버스를 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일주도로·평화로·번영로 등을 운행하는 급행버스 12개 노선을 신설한다.

또 도는 제주지역 버스가 489대(민영 438대·공영 51대)에서 738대(652·86대)로 증차됨에 따라, 각 버스별 운전원의 2교대 근무를 위해 버스 운전원 823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문제는 대중교통체계개편에 따른 버스 운전원 모집에 도내 전세버스 기사들이 대거 지원하면서 전세버스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실제 서류 접수가 마감된 지난 9일 기준 공영버스 운전원 지원자는 총 183명으로, 모집 정원 73명 대비 무려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영버스 운전원 역시 정원 750명 중 490명이 지원했으며, 각 민영버스 회사에서 모집한 90여명과 이번주에 도착하는 우편접수 분을 합치면 지원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공영·민영버스 운전원의 연봉은 각각 3200·4200만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데다, 공영버스의 경우 만 65세까지 지원 가능해 도내 전세버스 기사들을 포함한 대형버스 기사들의 지원이 잇따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내 전세버스 업계는 예상치 못한 인력 유출에 허덕이고 있다.

도내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마다 평균 7~8명씩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중교통체계개편으로 공영버스는 공기업으로, 민영버스는 준공영제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이미 제살 깎아먹기식 저가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기사들을 붙잡기 위한 임금 인상은 꿈도 못 꾼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에서도 분명 전세버스 기사들의 대규모 지원을 예상했을 텐데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에 예약이 빗발쳐도 기사가 없어 차를 세워둬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내 전세버스 가동률이 낮아 기사 이탈에 따른 인력난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계 내부적으로도 과잉 공급된 전세버스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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