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칸전략경영연구원(주) 대표·경영학 박사·논설위원

기업에서 전략이 왜 필요할까.

전략이란 자신의 비전과 이념을 달성하기 위하여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스토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전략이란 불확실한 외부환경에서 명확한 미래상과 실천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러면 전략의 구체적인 역할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전략이란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의 틀을 결정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의 틀이 없으면 위기상황에서 아무런 지침이나 방향성 없이 무모한 결정을 내리거나 현실에 안주하여 미래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전략은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재 상황을 해석하고 미래 해결책에 대한 결론을 명쾌히 내려준다. 

그래서 필자는 저는 CEO를 만날 때마다, 경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시스템경영을 제안해 왔습니다. 

둘째로, 부서이기주의에서 탈피하여 조직 전체를 한 방향으로 나가게 하는 기능을 한다.  

가끔 정부 평가위원으로 기업체를 방문하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경영이념 체계인 미션-비전-전략목표-전략과제 체계를 혼동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었고 어떤 기업의 경우에는 아예 경영이념 체계 수립이 없는 경우도 예상 외로 많이 볼 수 있었다. 

짐 콜린스의 연구에 의하면, 뚜렷한 비전을 가진 기업(3M, 존슨&존슨, P&G 등)들은 64년간 1불을 투자했을 때 누적 수익 6,356불을 달성한데 비하여 동종 산업의 비교 기업군에 1불을 64년간 투자했을 때 단지 955불의 수익을 얻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확실한 목표와 비전을 가진다는 것이 기업이나 개인에게도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위 사례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전략의 핵심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략의 핵심내용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차별화를 의미한다.

선택의 경우를 보면 기업에서 전략수립을 위해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선택이다. 우리 회사의 고객은 누구인지, 어떤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여 고객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집중의 경우는 자사분석을 통해 기업내부의 자원과 강점을 파악하고 어디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별화의 경우는 선택과 집중을 토대로 경쟁사는 어떤 기업이 있으며 어떤 시장에서 경쟁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화하여 고객감동을 시킬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전략이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도 말 할 수도 있다.

먼저 고객의 선택을 살펴보기로 하자.
모든 고객을 100% 만족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아예 전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① 목표고객이 누구인가(who)로서 사업대상으로 삼을 소비자의 집단에 대한 결정,
② 어떤 고객의 욕구를 목표로 할 것인가(what)로서 소비자의 어떤 니즈를 목표로 편익(benefits)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
③ 시간과 장소의 선택(when, where)인 어떤 시간과 계절에 어느 장소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의 타이밍과 장소에 관한 결정 등이 있다.

다음으로 자원의 집중을 살펴보기로 하자.
목표고객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경영자원과 핵심역량을 동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의 자원과 역량이란 인재, 물건, 자금과 시간 등을 의미한다.
즉, 사업분야의 집중,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 지역에 대한 집중 외에 경영시스템 기능에 대한 집중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전략에서의 최종 목표는 경쟁자와의 차별화이다. 경쟁자와 동일한 시장에서 가격으로만 경쟁한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면 차별화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① 원가구조의 차별화는 시장에서 원가구조에 대한 차별화로 가격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② 제품과 서비스 자체의 차별화는 새로운 제품이나 시장을 만들어 본질적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③ 마케팅 차별화는 마케팅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더해 고객에게 경쟁사와는 색다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으로 디자인, 브랜드 구축, 광고 및 판촉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영전략의 핵심 분야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
첫째, 비전이다. 
비전이란 기업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을 향해 나갈 것이라는 기업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둘째, 선택과 집중이다. 
여기서는 대상고객의 종류와 니즈를 선택하고 기업이 가진 자원과 능력 중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셋째, 차별화 분야로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어떻게 경쟁하고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넷째, 실천의 분야는 전술에 관한 것으로서 어떻게 수립된 전략을 적절하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부문이다.
다섯째, 성장의 분야는 차별화의 결과 이루어지는 국내외에서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직적 통합 및 다각화, 포트폴리오 전략에 관한 분야를 말한다.

성공함정의 네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그렇다면 성공한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빠지게 되는 성공함정은 다음의 네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장인형 기업(Craftsmen)에서 수선공형 기업(Tinkerers)으로의 변신
특정분야에서 특출 나게 뛰어나서 최고가 되는 장인과 같이 업계에서도 어느 하나를 완벽하게 하기 위하여 열의를 쏟는 장인형 기업이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월트 디즈니사는 가족형 영화를 만드는 장인형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디즈니사는 80년대 이후에도 건전한 가족영화만을 고집하며 제작하다가 관객들의 "진부하고 유치하다."는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가 관객들의 외면으로 참담한 결과를 맞이했던 사례가 있었다.

이런 장인형 기업은 원가를 아끼는데 열의를 쏟아 가격경쟁에서 성공한 기업이거나 제품에 열의를 쏟아 고품질로 인정을 받는 기업이다.

하지만 어느 하나의 목표에 대한 지나친 몰두는 정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질구레하고 사소한 사항에 집착하게 되어 기존 제품에만 매달려 수선하게 되면서 결국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수선공 형태로 전락하게 된다. 

수선공형 기업은 최초에 기업을 성공하게 했던 목표들도 이를 맹목적으로 집중하다 점차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쇠퇴하게 된다. 즉 장인형 기업의 극단적 집중성향은 수선공형 기업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집중형 쇠퇴'를 일으키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집중형 쇠퇴로 이르게 하는 전략상의 변화를 살펴보면, 원가를 아끼자는 목표에 대한 몰두는 구두쇠의 마음처럼 극도로 아끼게 되어 점차 싸구려 제품을 만드는데 이르는 경향이 있다. 완벽한 품질을 만들어내자는 목표에 대한 몰두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과 상관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어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로 만들어 실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건축가형 기업(Builders)에서 제국주의자형 기업(Imperialists)으로의 변신
기업가적 재능과 재무능력을 지닌 기업은 다른 어느 문제보다 회계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기업은 자본을 늘리기 위해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자신을 팽창시키려 한다. 

이렇게 기업을 건축하는데 성공한 건축가형 기업은 계속하여 M&A와 확장의 기회를 포착하려 한다, 그러나 성공은 그들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과감하게 만들어 무차별적인 확장을 추진하다가 감수할 수 없을 만큼의 위험한 모험을 하다가 쇠퇴하는 셈이다.

모험형 쇠퇴로 이르게 하는 전략상의 변화를 보면 합리적인 위험을 넘어서는 무모한 위험을 추구하다 실패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셋째, 개척자형 기업(Pioneers)에서 현실도피주의자형 기업(Escapists)으로의 변신
개척자형 기업은 새로운 제품과 기술면에 있어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목표로 성공한 기업으로 '혁신'은 상활의 일부분이다. 

이런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능력을 통해 시장에서 선두적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초기의 적절한 수준의 혁신이 점차 실현 가능성 없는 웅대한 발명을 추구하게 되면서 기업은 소비자의 욕구를 무시하고 비현실적인 발명을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현실도피주의자형 기업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발명형 쇠퇴로 이르게 하는 전략상의 변화를 보면 당초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주 전략이었던 개척자형 기업은 탐욕적으로 발명을 추구하다가 과도한 비용지출로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 추진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넷쨰, 영업사원형 기업(Salesmen) 에서 표류자형(Drifters) 기업으로 변신
영업사원형 기업은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마케팅 기술과 상표, 넓은 시장의 확보로 유명한 기업을 말한다. 

이런 기업이 점차 과거의 성공경험으로 인해 어떤 상품이라도 팔 수 있을 것이라 자만하게 되면서 상품의 내용보다 고객에게 하나라도 더 판매를 하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비슷한 상품들을 홍수처럼 만들어 내어 별 이익을 보지도 못하고 너무 많은 시장에 진입하거나 너무 많은 매장을 설치하는 표류자형 기업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영업사원형 이미지 차별화 전략은 점차 겉만 번지르르하고 다양하나 정작 제품의 내용은 별로 변함이 없는 제품들을 많이 생산하게 되어 내용보다 이미지에만 치중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네가지 성공함정 유형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과거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가전산업에서 구 시대적인 제품, 원가와 품질 중심의 성장전략, 지나친 관료주의 등에 빠지는 집중형 쇠퇴를 거론할 수 있다.
둘째, 제세산업이나 율산 등 건설회사 들에서 무모할 정도로 경영자의 무모한 문어발식 다각화와 관련된 모험형 쇠퇴를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벤처회사 등의 경우 기술개발력을 바탕으로 지나칠 정도로 기술에 집착하여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발명형 쇠퇴에 종종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상품의 내용보다는 이미지에 지나치게 치중하여 후발주자들에게 시장을 내준 판매중심 기업들의 이완형 쇠퇴를 찾아볼 수 있다.

이상으로 기업의 경영전략과 그 전략 유형에 따른 성공함정을 살펴보았다.
최고경영자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시스템경영 도입을 통해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의 성공법칙이 미래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기업들은 늘 혁신하고 혁신하여 성공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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