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보건교육연구회가 제주학생문화원에 마련한 "건강체험교실"에서 청소년들이 혈압측정을 받고 있다.<부현일 기자>
 새해 들어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건강·금연바람이 교육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보건교육연구회(회장 좌영매)가 2002년 교육문화주간 일환으로 제주학생문화원 광장에 마련한 ‘건강체험교실’은 평소에 자신의 건강을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학생·학부모·교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금연 홍보대사 역할 한몫=제주도보건교육연구회가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 마련한 금연코너는 흡연폐해를 알리는 ‘살벌한’액자로 방문자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담배연기 속에 함유된 타르·니코틴·일산화탄소 등 각종 유해물질에 의해 시커멓게 변한 폐, 혈관이 막혀 동맥경화증과 심근경색증을 앓고 있는 심장 등 컬러액자가 흡연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또 금연코너에서는 흡연에 의한 건강상태를 직접 검사함으로써 폐해와 금연 의지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폐와 혈관 속의 일산화탄소 수치를 현장에서 직접 측정, 흡연량과 건강위험도를 알려주는 ‘일산화탄소검사기’에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적지 않게 찾고 있다.

 학교현장의 스트레스로 흡연량이 많은 ‘골초’교사 외에도 담배를 피우는 고교생들도 천막 앞에서 주저하다가 일산화탄소 검사와 건강의 적신호 판정을 받은 후에는 금연을 결심하는 표정이 자주 목격된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비흡연자들도 보건교육연구회의 금연상담에 적극적이다.

 특히 담배가 흡연자 못지 않게 비흡연자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학생들은 저마다 흡연예방과 금연홍보자료를 구한 후 천막을 나서고 있다.

 고현종군(오현고 1)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 니코틴 중독 검사방법, 담배를 끊는 효과적 방법 등을 소개한 ‘금연 리플릿’을 아버지에게 드리겠다”고 말했다.

△교육가족 건강지킴이=금연코너 옆의 ‘건강기기사용체험 코너’에도 매일 평균 200∼300여명이 방문, 자신의 건강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건강기기사용체험이 학생·교사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것은 수천만원대의 비싼 가격으로 학교현장에서 할 수 없는 비만도 등을 쉽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 보건교육연구회에 따르면 학교현장에서 보건교육 때 활용할 자료나 건강기기가 없어 학생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매우 무관심한 실정이다.

 특히 도내 180여 개 초·중·고교 중 양호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72개교에 불과, 100여 개 학교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이 소홀하게 취급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보건교육연구회가 교육문화주간 행사기간동안 제주대 의과대학으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건강기기를 빌려온 것도 건강의 소중함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일례로 신체를 구성하는 수분·지방·단백질·무기질 등 4개 구성성분의 불균형한 상태를 유지할 경우 각종 질환이 유발됨에도 이를 검사할 수 있는 ‘체성분’검사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좌영매 회장은 “열악한 보건교육 여건으로 학교현장에서 건강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발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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