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작가' 채기선 서양화가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초대전
7월 1~8월 28일 유산센터 기획전시실…30여년 그림인생 함축 25점 선봬

바다를 건너면 고향은 '푸른 그리움'이 된다. 섬이지만 바다인 공간을 여명이라 읽어낸 붓 끝이 캔버스 위를 오르내린다. 순간 별빛이 되고, 사람 냄새가 되고, 숨이 되는 결이 한라산이란 이름으로  남는다.

채기선 서양화가가 7월 1일부터 8월28일까지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초대전 '마음의 풍경-한라산과 일출봉'을 연다.

채 작가에게 '한라산'은 붓을 든 시간과 하나다. 2002년 '상(像)-한라산'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양화부문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산 하나를 쌓을 만큼 물감을 올렸다.

벌써 30년 넘게 한라산과 일출봉을 붙들었지만 어느 것 하나같은 표정이 없다. 그중 10여년은 제주가 아닌 타지 작업실에서 작업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보다 선명해지는 인상(印象)은 산도, 섬도 아닌 고향에 천착된다. 능선의 늠름함이며 기세 좋은 기슭의 위엄을 드러내던 캔버스는 어느 순간부터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적어도 제주땅에서 한라산에 부대껴 봤던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느낌들이 아로새겨진다. 한라산이라 쓰고 자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을 만큼 그리워하고 드러냈던 까닭에 '한라산 작가'란 쉽지 않은 수식어를 얻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 대작 위주의 25점이 전시된다. 개막 행사는 7월 1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린다. 이번 초대전은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 주관한다. 문의=710-8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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