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월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편 14.1% 지연
10대 중 9대 이상 연결 문제…제주공항 혼잡 지속

제주 하늘길이 중국발 '사드 여파' 속에서도 여전히 북적이고 있다.

중국 직항노선이 감소한 반면 제주기점 국내선 운항이 증가하면서 지연 속출에 따른 승객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9시15분께 제주에서 출발해 김포로 가려던 이스타항공 ZE232편은 자정을 40분 앞두고서야 목적지가 아닌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항공기들이 시정 악화로 대거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면서 상공에서 착륙 대기 중이던 ZE232편은 결국 이·착륙 제한시간(커퓨타임) 초과로 목적지를 변경해야 했다.

당시 승객 A씨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도 계류장 혼잡으로 기내에서 상당시간 대기해야 했다"며 "결국 새벽 3시가 돼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당일 연결편 지연으로 출발이 늦어지긴 했지만 김포공항의 커퓨타임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었다"며 "김포공항으로 항공기가 몰려 회항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편 운항횟수는 총 6만3403편으로 이 중 8987편(14.1%)이 지연 운항했다.

특히 연결 문제로 인한 지연이 전체의 95.8%인 8613편에 이르는 등 제주노선 쏠림현상에 따른 제주공항 혼잡이 여실히 드러났다.

또 같은 기간 모두 59편이 연결 문제로 아예 결항하는 등 제주를 오가는 관광객과 도민 등 하늘길 이용객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도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36대로 제한된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을 더욱 낮추거나 항공사의 지상 조업시간(그라운드 타임)을 늘리지 않는 한 제주노선 혼잡에 따른 연결 지연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항공기의 이·착륙 간격을 충분히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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