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필자가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된지 약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당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부임해 약 3여 년간의 시간을 보내고, 지난 해 JDC 이사장으로 다시 제주도로 돌아오면서 제주는 더욱 각별한 제 2의 고향이 되었다.

<옛 탐라인들의 모습>

이 쯤 되면 제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지사. 특히 요즘 나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제주의 역사다. 얼마 전 읽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 그러니까 당시 탐라는 예로부터 왕성한 해상교역국이었다고 한다. 약 3세기부터 중국과 해상 무역을 펼쳐 나갔고, 약 7세기경에는 일본, 중국 등과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치며 융성한 해양강국으로 발전해 나갔다고 한다. 일례로 신라 선덕왕 14년인 645년에 완공된 황룡사 9층탑은 당시 신라가 이웃한 나라를 경계하기 위해 한층 한층 그 적국을 지정해 세운 탑이라고 하는데, 그 중 4층이 바로 탐라(표기 탁나)였다고 하니 당시의 탐라의 영향력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러한 외교활동의 중심에는 제주의 '덕판배'가 있었다고 한다. 소나무가 아닌 제주의 재료인 구실잣밤나무와 구상나무 등을 활용해 만든 이 배는 최소 20~30m로, 약 30~50여명의 선원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고 한다. 또, 제주는 바다로 둘러싸인 만큼 해상자원이 풍부했으며 해조류와 진주 등 주변 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물품들을 독점하고 있었다. 그 중 탐라의 전복과 말린 육고기를 뜻하는 '포'는 주요 교역품으로 훌륭한 상품으로 평가 받았으며, 철제품이나 쌀, 소금, 약재 등을 수입했다고 한다. 제주는 한반도의 남부와 중부, 일본과 중국 등을 아우르는 중심지로써 실리적인 교류를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주변의 다양한 문화와 선진 문물을 교역을 통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양을 향해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옛 탐라인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한다. 

<국제자유도시로의 도약>

이런 제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현재 제주도가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려는 꿈을 꾸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싶다. 과거부터 제주의 선조들이 품어오고 실현해 온 세계를 향한 열망이 수많은 시간을 건너 오늘날의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온 것은 아닐까. 

최근 제주는 새롭게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많은 관광객과 이주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때, 탐라의 선조와 같이 세계를 향한 담대한 도전정신을 갖는다면 해상왕국이었던 탐라의 영광을 다시 재현해 최고의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JDC는 제주를 세계적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라는 정책적 임무를 부여받아 설립된 국가공기업이다. 필자는 JDC의 수장으로서 세계적인 보물섬으로 제주를 발전시켜가는 데에 큰 사명감과 깊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우리 제주도만의 매력적인 자연환경과 전통 문화 바탕에 국제화라는 색이 잘 입혀져 최고의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전 세계의 사람들과 좋은 기업, 우수한 인재들이 제주를 동경하고, 도민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JDC가 될 것을 다시 한 번 도민들께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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