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으로 '행복지수' 높인다 5. 안전한 첨단산업단지 구미시

2012년 불산가스 누출사고 이후 안전문제 화두로
구미공단 2150개 업체 입주…사고발생 우려 상존
전국 최초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설치 등 성과

경북 구미시(시장 남유진)는 2012년 불산 유출사고 이후 지역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자 2014년부터 국제적 수준의 안전도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로부터 국내 12번째,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국제안전도시로 승인을 받으면서 국제적 안전도시 이미지를 갖춘 국제 첨단산업 중심지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고 있다.

△국내 대표 산업단지 지역

구미시는 1973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현재 3단지까지 조성이 완료됐으며, 올해 말에는 1998년 착공한 4단지가 준공된다. 또 내년 말에는 2009년 9월 착수한 5단지도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구미공단에 입주한 업체만 2153곳에 달한다. 특히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662곳, 기계 907곳, 석유화학 236곳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실제 구미시에서는 2012년 9월 27일  화학제품 수입·제조업체인 휴브글로벌의 직원들이 야외 작업장의 탱크에서 불산을 빼내는 과정에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불산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갑 발생했다. 당시 작업을 하던 직원 4명과 펌프 수리 외주 업체 근로자 1명 등 모두 5명이 사망했다. 또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 벼농사와 과수농사를 짓던 인근 주민 등 1만1000여명이 불산 누출의 여파로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또한 농작물 등 식물들도 누렇게 말라죽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10월8일 불산가스 누출지역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지난해 10월19일에도 구미공단 3단지 모 업체 공장에서 굴뚝 해체작업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사고손상 손실 막대

구미시민들이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시작된 계기가 바로 불산가스 누출 사고다. 구미시는 시민들의 욕구에 따라 2014년부터 국제안전도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국제안전도시 사업 추진 당시 구미시의 인구 10만명당 사고손상 사망률은 54.5명으로, 전국 평균(47.1명)과 경북지역 평균(53.1명)을 웃돌았다.

이는 영남 지역의 주요 공업도시인 포항(47.5명), 울산(48.6명), 창원(46.6명)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치다.

특히 구미시 인구의 평균연령은 35세로, 전국(39.8세)보다 젊고, 근로자 인구가 11만명으로 전체 인구(42만명)의 25%에 달해 이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대두했다.

또 구미시민의 안전사고 사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연간 1200억원으로, 결국 사고손상은 지역사회의 문제로 부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018년 수출 500억 달러 달성 등 한국 첨단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의 안전요구가 증가한데다 구미시의 시정 목표인 안전특별시 조성을 위해서도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추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2014년 3월 지역사회 안전도진단 및 중장기 계획 수립에 착수했고, 2015년 3월에는 공인의향서를 제출한데 이어 같은 해 4월 국제안전도시 조례를 제정하게 됐다.
 

심폐소생술 교육.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설치

구미시는 2014년부터 국민안전처 안전혁신마스터 플랜 5대 전략을 기초로 '법적 행정적 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도시의 협력기반 조성' '구미시의 역점 시책 및 기존사업과의 연계로 효과 극대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사업추진으로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 '구미시 손상감시체계 운영을 통한 과학적으로 접근' '구미시 안전도 진단결과에 근거한 특성화 전략사업 개발' 등 국제안전도시 사업 5대 전략을 수립했다.

또 전국 최초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설치와 택시 안심귀가 서비스, 여성·아동 안심귀가 시범거리 조성, 방범용 CCTV 확충 및 통합관제센터 운영, 취약지 안심비상벨 설치 등 안전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건강증진 사업, 자살, 교통사고, 낙상예방과, 범죄, 폭력, 학교, 산업안전 등 각종 재난안전 예방활동을 통해 안전문화 확산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의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로부터 국제안전도시로 공인을 받았고, 오는 9월 공인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인터뷰> 이진석 구미시 안전기획담당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손상예방을 위한 안전정책을 시급한 현안문제로 시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진석 구미시 안전기획담당은 "구미시는 한국 IT산업의 메카로 지난해 말 기준 생산 44조원, 수출 248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 147억 달러를 달성한 국내 대표적인 산업도시"라며 "이에 따라 근로자 인구와 타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고 청장년층의 안전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12년 불산 유출사고 경험 등으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적 기준 안전 요구도에 부합하는 국제안전도시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진석 담당은 "안전 증진사업은 어느 한 기관 또는 부분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없는 특성이 있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참여와 유관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며 "지역사회 재난안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안전도시협의회 및 분과별 실무위원회 구성 등 국제안전도시사업의 기획·수행·평가와 함께 각종 사업프로그램에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미시 국제안전도시사업에 대한 학술대회, 사업설명회와 관계자 교육, 대규모 행사시 홍보부스 운영, 시정 소식지, 각종 홍보물 제작·배포 등을 통해 사업의 홍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참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안전도시사업을 착수한 이래 각 사업 분야별로 매년 손상사망률과 부상률이 감소하고 있고 시민들의 안전의식 및 행동도 변화하고 있다"며 "사고와 손상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부담과 손실을 줄이고 시민들의 활력과 생산성 증대로 경제적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모든 시민이 안전에 관심을 갖고 '시민 중심의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가 될 때 비로소 국제안전도시 공인에 힘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안전도시 공인으로 안전한 구미시 이미지 창출과 더불어 국제적인 첨단산업의 중심지로서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