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열린 종달리 습지유적 현장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발굴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김영학 기자>
구좌읍 종달리에서 발견된 습지유적은 2000년전 제주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무, 나뭇잎, 도토리, 갈대 등과 같은 초본류와 곤충 날개 등 출토된 유물들의 상태가 매우 양호해 자연과학적인 분석을 실시한다면 다양한 학술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된 습지유적이 광주 신창동, 경산 임당, 대구 시지, 가릉 경포 등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종달리 유적은 패총 하부에서 습지유적이 발견돼 그 성격이 다른 유적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함께 발견된 중국 화천(貨泉)은 당시 이 일대에 중국과 활발한 교역을 했던 세력이 존재했던 것임을 보여준다.
특히 점토대토기와 소용형 토기 등 육지부에서 제작된 토기가 발견된 것은 이 일대의 세력집단이 활발한 해상활동을 펼쳤던 것을 증명한다.
제주박물관의 이번 학술발굴은 기원전후 1세기, 흔히 탐라국 형성기라고 부르는 시기의 고고학적 유물의 절대적 빈곤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삼양동 유적에서 곽지리 유적에서 보여지는 당시 제주 토기 문화의 변화, 발전 양상을 확인해 줄 다량의 자료가 확보된 것이다.
또 경상남도 늑도, 전라남도 해남리 궁곡리 등 남해안 일대에서 출토되는 토기편이 출토된 것으로 미뤄 본토와의 교류 양상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습지 유적에서 발견된 다량의 목재에 대해서는 향후 체계적인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발굴 범위가 좁아 인위적 가공의 흔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인근에 말뚝 시설물이 확인되고 있어 이 곳에 목재 저장시설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종달리 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한국전통문화학교 김병모 총장도 이 일대에 대한 고고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화천이 발견됐다는 것은 이 일대 유적의 고고학적 중요성을 말해준다”며 “육지부에서 제작되는 토기들 등 다량의 토기편들은 제주문화와 남아시아 문화와의 교류양상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가 대두됨에 따라 이 일대에 대한 체계적 조사와 현재 사유지인 유적지 내 토지에 대한 매입 등이 향후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김동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