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미국의 경영평론가 톰 피터스는 미국의 전형적인 지식인으로 한 호텔 여자 청소부를 선정한 적이 있다. 필리핀 출신의 그녀는 자기가 근무하고 있는 리츠칼튼 샌프란시스코 호텔로부터도 호텔직원으로서는 가장 큰 영예인 화이브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 객실청소를 담당하는 보잘 것없는 50대의 동양여인이 웬 미국의 지식인이며 화이브스타상은 무슨 말이냐는 얘기가 당연히 나올 것이다.

이 여인은 20여년의 경험을 통해 호텔의 만족은 객실 서비스에서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고객이 호텔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 바로 객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청소도구와 비품을 담은 그녀의 손수레에다 작은 수첩을 매달고 단골고객의 특성과 습관을 적는 것을 잊지 않았다. 심지어 고객의 이름을 아예 외워서 다시 호텔을 찾았을 때에는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는 것이다. 침대보를 갈아 끼울 때에도 세탁한 침대보를 처음부터 침대크기에 맞춰 까는 순서의 역순으로 접어두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까지 제안했다.

또한 고객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에도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지시받는 과정으로는 고객만족을 줄 수 없다고 여긴 그녀는 즉시해결·사후보고의 방법을 건의했다. 더구나 그녀는 이같은 노하우를 회의때마다 발표함으로써 동료들과 공유했다.

최근 제주도관광협회가 내도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숙박·교통·음식·편의시설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만족이 바로 품질경영의 최우선이라는 보편적인 사실을 외면한 당연한 결과이다.

고객에 대한 남다른 관심 즉, 작은 서비스가 관광객을 감동케 한다. 그러나 만족과 감동에는 차이가 있다. 만족은 제품에서 나오지만 감동은 서비스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관광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꾸준히 연구하고 알아내는 ‘관광객과의 경쟁’만이 침체된 제주관광을 살리는 길이다. 남다른 관심과 보이지 않는 ‘관광객과의 전쟁’은 제주관광의 부가가치를 훌륭히 높여놓을 것이다.

관광객은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감동이다. <김종배·논설위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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