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문화체육부 차장대우

중국 춘추시대 주나라 환왕(桓王) 때의 일이다. 위(衛)나라 장공은 환공을 후계자로 세웠다. 그러자 충성스럽고 올곧은 선비였던 석작은 관직을 내려놓고 물러난다. 얼마 뒤 주우가 환공을 시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주우와 환공은 이복형제다. 주우의 성품은 본래 과격했다. 석작은 주우에게 역심(逆心)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는 아들 석후에게 주우와 절교하라고 했으나 아들은 듣지 않았다.

주우의 반란은 겉으로는 성공한 듯 보였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 석후는 아버지 석작에게 해결책을 물었다. 석작은 "천하의 종실인 주왕실을 예방해 천자를 배알하고 승인받는 게 좋다. 먼저 주왕실과 가까운 진나라 진공을 통해 천자를 배알할 수 있도록 청원을 해 보아라". 이 말을 듣고 주우와 석후가 바로 진나라로 떠나자, 석작은 진공에게 밀사를 보내 "주우와 석후는 우리 군왕을 시해한 자들이니 곧바로 붙잡아 처형해 달라"고 부탁했다. 석작은 군신 간의 대의를 위해 아들까지 죽인 것이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삼국지에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속은 제갈공명이 아끼는 장수였다. 그의 형은 백미(白眉)로 잘 알려진 마량으로, 제갈공명의 친구였다고 한다. 제갈공명이 대군을 이끌고 위나라 정벌에 나섰을 때 마속에게 군량 수송로의 요충지인 가정지역을 맡겼다. 하지만 마속은 사마중달의 계략에 속아 가정을 빼앗기고 제갈공명은 참패해 회군하게 되자 마속을 당초 약속대로 처형하기로 했다. 이때 주변의 만류에도 울면서 마속을 참했다고 해서 '읍참마속'이란 고사성어가 등장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아들이자 현직 교사인 이모씨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만원의 형을 받았지만 제주도교육청이 내린 징계가 '불문경고'에 그치면서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은 자신들이 요구한 경징계 범위 내에서 징계위원회의 의결이 이뤄졌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향후 선거법을 위반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논어는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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