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한의자·한의학자문위원

수승화강이라고 해서 인체의 몸은 머리 쪽, 상부는 서늘해야하고 복부 쪽, 하부는 따뜻한 것이 건강한 상태로 본다.

한의학에서는 수(水)를 대표하는 장기가 신장이고 화(火)의 대표 장기가 심장인데, 심장의 불기운이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신장의 물 기운이 위쪽으로 원활하게 올라가면서 순환이 잘 되었을 때, 건강한 신체의 상태가 되는 것이고 이것이 잘 안되었을 때, 몸에서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현대에 대표적인 홧병이 이 원리가 적용이 잘 들어맞는 질병이다.

상부가 서늘해야하고 하부가 따뜻하게 되어서 수승화강이 잘되어야 할 몸에 반대로 머리 쪽으로 열이 올라가고 뱃 쪽은 싸늘한 느낌이 드니까 각종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수족 냉증이나 소화불량, 여성들의 생리통, 냉대하 남성의 발기부전이나 정력 감퇴 등이 있을 수 있고 현대인들이 흔하게 겪지만 잘 치료가 안 되는 불면증, 이유 없는 극심한 두통, 코 막힘을 주증으로 하는 비염 등 다양한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얼굴이 항상 칙칙하고 탄력도 없이 푸석거리는 증상이 나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 극심한 불면으로 졸피뎀을 꼭 먹어야만 다만 몇 시간이라도 잠을 잘 수 있는 환자가 왔다. 자신은 잠 한번 푹 자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정도였다. 진단해보니 위에서 말처럼 수승화강이 제대로 안되어서 머리는 뜨겁고 아랫배는 차고 여러 가지 증상들이 있는데, 불면이 가장 큰 문제인 환자였다.

일단, 아랫배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약 처방과 수승화강을 시킬 수 있는 침을 놔주게 되었다.

보름정도 치료를 해줬는데, 오늘은 이젠 졸피뎀을 끊고도 잠을 잘 잘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 쪽으로 오르는 열이나 아랫배가 찬 증상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앞으로 혈색이나 얼굴에 탄력이 생기는 것도 기대하게 된다. 수승화강이라는 원리가 딱 떠올라서 글을 써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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