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체육문화부 차장대우

특정 대상 또는 상황에 대해 나타나는 두려움이 포비아(Phobia·공포증)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적을 놀라게 하던 전쟁의 신 포브스에서 유래된 용어다. 포비아가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으로 지속적인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이런 공포자극에 노출되면 즉각적인 불안 증상이 유발되며 심할 경우 공황발작의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공포증이란 말은 13세기 철학자들이 악마공포증에서 처음 사용했으며 19세기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정신과학분야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이름을 올렸다. 

되돌아오는 부메랑(boomerang)은 편평하고 활 모양에 가까운 나무로 된 투척 기구를 말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메랑은 폴란드 남부의 카르파티아 산맥의 동굴에서 발견된 것이다. 기원전 1만 80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를 던지는 관습은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북아프리카의 암석화에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는 파라오들이 새를 사냥할 때 곡선형의 특수한 막대기를 사용했다. 나무를 던져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은 이집트에서 시작돼 북부 아프리카와 대서양으로 퍼져 나갔다는 설이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과 인도에서도 부메랑을 사용했다. 보통 부메랑 하면 호주 원주민들을 떠올리게 된다. 호주 원주민들은 새나 작은 짐승의 사냥, 전투·놀이 등에 부메랑을 사용했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하거나 자본을 투자해 생산한 물품이 현지의 수요를 웃돌아 도리어 선진국으로 역수출돼 해당 산업과 경쟁하는 것을 경제용어로 부메랑 효과라고 한다. 

최근 '살충제 달걀'에 이어 유해 생리대 파동으로 먹거리와 생필품 전반에 '케미컬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생리대와 유사한 아기 기저귀까지 유해성을 의심받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음식이 먹을 만한지, 어떤 생활용품이 안전한지 국민의 불신은 점차 커지고 있는데 허둥대는 정부를 보면 안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불안하다. 국민 스스로 유해물질을 피해 가는 길밖에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더 많은 이익을 내겠다는 인간의 욕망이 포비아라는 부메랑이 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멈추지 않는다면 포비아는 재앙이라는 부메랑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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