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효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제3차 동방경제포럼이 오는 9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블라디보스톡에서 '러시아의 극동,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며'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동방경제포럼은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집권 3기(2012~2018년)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은 푸틴 대통령이 극동의 경제발전 가속화를 지원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협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창설한 연례 국제경제포럼이다.

작년 개최된 2차 포럼에서는 총액 1조 8천 억 루블 규모의 투자합의서 216건이 조인되었고, 56개국 정부 및 기업 인사 3,500여명과 언론사 인사 및 취재진 1,100여 명이 참석한 바 있다. 
이번 포럼은 푸틴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일본 총리, 칼트마 바툴가 몽골대통령 등 한국, 러시아, 일본, 중국, 몽골 및 ASEAN 회원국 등의 정부 및 기업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포럼이 개최되는 블라디보스톡의 루스키 섬은 러시아 정부가 제주도의 발전 경험과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극동지역의 대표적인 관광·휴양 도시로 육성하고자 쇼핑, 레저, 의료,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 관광특구로 추진하다가 현재는 선도개발구역으로 전환 추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포럼 기간 동안 선도개발구역 및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의 성과와 과제 등 극동 경제정책과 향후 방안을 비롯해서 극동지역의 투자환경과 비즈니스 방법, 대 유라시아 및 아태지역 통합 프로세스를 배경으로 한 극동의 발전, 극동지역에서 새로운 삶의 질 창출과 도전에 대한 대응 등의 주제에 대해 논의될 것이다. 그리고 한·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러시아-아세안, 러시아-인도, 러시아-중국, 러시아-일본 간 회담도 진행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개발의 성공 여부가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인 한국,중국, 일본의 투자와 참여에 절대적으로 달려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중일 3국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러시아의 극동이 자연스럽게 동아시아 기업 내 생산·소비 가치사슬(value chain)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의 지나친 독주는 러시아가 바라는 바가 아니며 일본과의 협력에도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반면, 한국의 참여는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국은 러시아와 경쟁할 만한 지역 패권과 관련한 이슈가 없고 한국의 기업은 기술력과 자본을 갖추고 있어 극동개발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동아시아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되고 있는 극동지역은 대륙진출의 교두보로서 매력적인 협력지역이다.

극동개발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주 푸틴 대통령은 「극동 관광산업 촉진을 위한 세제 특혜에 관한 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극동에서 관광 및 레크리에이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2018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이윤세 면제를 보장해준다. 이러한 특혜는 우선 호텔업에 적용될 것이며 극동 지역 관광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극동에서 진행되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정기 감사 이외에 비정기 감사를 자제할 것을 지시하며 극동지역 투자환경 개선의지 천명과 친 기업 행보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동방경제포럼 참석은 대러 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고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신 북방정책의 구체적 비전과 새로운 유라시아 협력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된다. 그리고 러시아 극동 지역의 선도경제개발구역,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사업, 교통물류 인프라, 석유화학, 조선, 어업과 농업 협력 등 다양한 대러 협력 사업 참여는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한·러 관계 설정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안 중 하나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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