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거인 씨름꾼 최홍만(동아대)이 2002 설날장사씨름대회 8강전에서 골리앗 김영현(LG)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3일 충남 천안의 유관순체육관에서 끝난 이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2m를 훌쩍 넘는 최홍만과 김영현 두 장신 선수의 맞대결.

32강전에서 손동원(신창), 16강전에서 권오식(현대)을 잇따라 꺾고 아마추어로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최홍만은 마침내 현역 프로선수 중 최장신인 김영현과 맞닥뜨렸다.

첫 판은 무승부.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맞들기 자세가 됐지만 곧바로 왼씨름으로 자세가 바뀌어 이렇다할 공격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번째 판에서도 최홍만은 김영현의 밀어치기 공격을 피하다 경기장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았으나 다시 맞잡은 자세에서 들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김영현을 눕혀 1-0으로 승리, 신세대 골리앗의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95년과 2000년 이 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신봉민(현대).

신봉민의 기습적인 밀어치기에 첫 판을 내준 최홍만은 배지기로 두번째 판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마지막 판을 아깝게 내주며 1-2로 져 결승 진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2·3품전으로 밀려난 최홍만은 백웅규(LG)에게 밧다리를 허용, 3품에 오르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 이 대회에서 황규연(신창)을 꺾고 8강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물리치며 4강까지 오름으로써 향후 민속씨름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아마추어 6개 대회 타이틀을 차지한 최홍만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은 물론, 향후 프로 진출시 몸값도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봉민은 팀 동료인 이태현과 맞붙은 결승전에서 3-1로 역전승, 지난 95년과 2000년에 이어 생애 3번째 설날장사 타이틀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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