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 교수·논설위원

최근 각종 매체에서 이미 우리나라도 일본, 독일과 같은 노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고 한다. 노령화 사회란 국제연합(UN)이 정한 바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인구노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5.1세이지만, 2050년에는 평균 연령이 53.9세가 되어 세계 최고의 노령화 사회가 된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출산율이일본보다 낮은 수준이고, 노령인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책이 열악하다는 점 때문에 노령화사회에 대한 우리 불안감이 일본이나 독일같은 선진국보다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노령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는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를 동반한다. 이런 현상은 국가 경제측면에서 생산성 감소를 유발할 수 있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노령 인구의 확대에 따라서 노령인구의 돌봄이 중요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혼자 사는 노령인구에 대한 건강돌봄이나 가사 도움 및 정서적인 안정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정신질환 예방을 위한 놀이 및 대화 상대) 매우 중요한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돌보아줄 인구는 자연히 감소하고 있으며, 낮은 출산율로 인하여 이런 인구 역전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찾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먼저 노령화 사회로 진입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현재 노령인구 관련 사회/경제적 현상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선진국들에서 노령화사회에 나타나는 공통현상이 로봇의 활용이다, 일본에서는 2014년부터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형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페퍼(Pepper)'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감정엔진(emotional engine)을 사용하고, 인공지능시스템으로 사람의 제스처, 표정, 목소리의 높낮이 등을 분석해 반응하도록 한 로봇으로 마치 가족이나 친구들처럼 다감하게 반응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등 노령화 사회로 접어든 유럽에서도 현재 노인을 돕기 위한 각종 로봇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세계 최대의 노인 생활보조 로봇을 만드는 로봇-이어러(Robot-Era) 프로젝트가 최근 완료됐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유럽연합이 80억원을 투자하고 이탈리아의 로봇제조회사 등이 40억원을 투자하여 개발하였으며, 지난 4년간 이탈리아와 스웨덴에서 16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로봇에 대한 현장시험을 해 왔다고한다. 개발된 로봇은 식료품 목록을 입력받아 가게에서 사람대신 구입해 오고, 부엌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고 노인에게 물이나 영양제를 가져다주는 등 심부름을 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에도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건강돌봄이를 위한 로봇의 개발에 주목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완료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곧 외국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가사 도움이 로봇이 홀로 사는 노령인구들의 대화상대가 되고, 가사 도우미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제주도에도 독거 노령인구가 많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주는 것 같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과 같은 감성을 가지는 로봇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제주공동체를 지금과 같이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공동체를 유지하는 구성원간의 상부상조 정신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 우리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관심을 더욱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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