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지난주부터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서울아트마켓이 열리고 있다. 지난 여름 우리 제주에서 있었던 해비치 페스티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트마켓으로 공연예술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 공공 문화공간을 대표하는 국립극장의 대표는 6년간의 성공적인 극장경영을 뒤로하고 모 대학의 공연예술대학원장으로 취임하였고 몇 해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에는 우리나라 최고 예술대학의 교수가 전문 극장장에 취임하였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복합문화공간은 예술에 경영학을 접목한 예술경영의 최일선 현장이 되었다. 때마침, 지난달 단국대 명예교수이자 서울예술대 석좌교수인 유민영 교수는 '예술경영으로 본 극장사론'을 발간하였다. 유민영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예술의전당과 정동극장 이사장을 역임하고 예술경영이라는 학문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예술경영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의 스승이자 석사논문의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최근의 이러한 문화예술 분야의 중심에는 극장경영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예술경영이라는 전문분야가 있다. 우리나라의 예술경영학은 1980년대 말 단국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서울 중심의 주요대학과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등 주요문화공간을 중심으로 도입되어 공연현장에 경영학을 접목하면서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단국대학교에서는 대학원과정에, 성균관대, 경희대, 추계예술대, 홍익대 등은 학부와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을 운영 중에 있고 특히, 추계예대나 홍익대 등은 예술경영대학원으로 확장 분리하여 운영중이다. 특이한 것은 예술경영이 예술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영대학원 또는 행정대학원에 개설되어 예술과 경영의 융복합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외국의 경우, 예술경영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문화정책 중심의 영국시티대학교, 공연예술 중심의 뉴욕대 예술대학원, 행정대학원에 운영중인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영대학원에 개설된 뉴욕주립대학교, 오스트리아 빈국립 음대의 문화경영학과 등은 예술경영이 예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문화, 사회, 경영, 행정 전 분야와 연계하여 운영 중인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제주칠머리당굿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지정을 시작으로, 서귀포와 제주시 문화도시, 동아시아문화도시와 제주해녀 무형문화유산 선정, 세계문화정상회의 등 최근 10년 제주의 화두는 "제주문화"이고 제주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제주문화정책의 방향도 문화예술이 핵심이다. 이처럼 제주문화가 핵심과제인데 이를 설계하고 리딩 할 전문분야인 예술경영 분야는 전무한 것이 제주의 현실이다. 2017년 현재 제주에는 박물관 미술관 및 다양한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 등이 어느덧 100개소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5개의 전문예술단체에 약270명의 전문 예술가가 활동하고 있고 150여개의 공연단체에서 약2,000회의 공연, 축제 및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 수치상으로 공연단체와 문화공간만 해도 250명의 기획자 또는 예술경영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전문 단체인 공립예술단에는 두말할 나위 없다. 

지역 문화발전 또는 문화예술 관련 대학의 경쟁력 확보, 도정의 문화예술섬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청년문화를 이끌어가는 대학의 역할이 있어야하는데, 예술대학에서는 실연자 중심의 대학커리큘럼에서 기획자 및 예술경영자 육성 중심의 과정으로 전환해야하고, 경영 및 행정 관련 대학에서도 문화예술 쪽으로 방향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는 행정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의 몫이다. 배우고자 하는 제주의 청년들은 이미 넘쳐나고 있지만 배우려면 서울로 가든 외국으로 가든 해야한다. 도내에 관련 학과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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