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도미술대전 서예 대상 김희열씨

“상을 받은 것도 좋지만 글이 좋고 나쁨만이 아니라 여백과 균형을 종합적으로 살펴야하는 쉽지 않은 작업에 대한 보상이란 점이 더 뜻깊다”

두 번째 도미술대전 도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김희열씨(57)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씨는 이번 도미술대전에 정철의 ‘관동별곡’ 중 세월의 흐름과 나이를 먹으면서 늙어가는 게 아니라 여물어갔음을 노래한 부분을 한글 판본체로 옮겼다.

김씨는 “서제를 정하는 일부터 공을 들였다. 전체 짜임새나 글 숫자, 구성을 맞추는 것 하나 쉽지 않았다”며 “옛 시를 찬찬히 읽다보니 마음에 맞는 내용이 있어 쓰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과 함께 귀향해 농사일과 육아에 매달렸던 김씨는 두 자녀가 타 지역으로 진학한 이후 붓을 잡았다. 필력만 20년이 된다. 글을 배우기 위해 일주일에 한 두 번 와흘에서 저지까지 오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씨는 “붓 가는 방향을 알 때마다 기분이 좋아서 계속해 쓰게 됐다”며 “몇 번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남편(강호권·63)이 있어 멈출 수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상을 받고 보니 이제는 붓을 놓을 수 없게 됐다”며 “10년 쯤 후에는 나만의 서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한글서예사랑모임 내 한글서예묵연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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