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문학동인 30번째 동인지 「우주를 체험한 문장가에게」

‘시간을 두 번 산다면 어떤 맛일까’

제주한라산문학동인회(회장 김병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만든 「한라산문학」30집을 통해 물었다. ‘우주를 체험한 문장가에게’를 제목으로 한 이번 동인지는 지난 시간과 제주를 담은 묵직함과 ‘당신스러운’ 배지근함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난다. ‘한라산’을 테마로 한 동인의 시가 묵묵히 산길을 밟아 백록담에 닿는다. 옛 동인들의 글이 ‘한 때의 붉은 상처에 새물을 흘려보내’(고금연 ‘녹슨 못의 울음’ 중)듯 세월을 노래하고, ‘세상에 태어나 사람의 언어로 쓴 바람을 함께 견디게 해’(김병심 ‘우주를 체험한 문장가에게’ 중)준 모든 것들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래도 너무 허전할 것 같아/쓰지는 않지만 물만 가끔 채워두는…”(양전형 ‘장독’ 중) 마음처럼 제주 시문학의 한 갈래를 지키는 든든함이 계절이 남긴 헛헛함을 채운다. 시간을 두세번 사는 맛이다. 한라산문학동인회는 지난 1987년 출발한 제주 최장수 문학동인회다. 기성 작가를 포함 도민 모두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 문의=http://cafe.daum.net/hallas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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