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아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따르릉~" "안녕하십니까? 동물보호센터입니다." "저희 집 개가 새끼를 낳았는데, 못 키우겠으니까 데려가 주세요."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센터에 일상적으로 걸려오는 민원 전화내용이다. 직원들은 보호자를 설득하다 지쳐 깊은 한숨과 함께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동물을 버리겠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가 새끼를 많이 낳아서', '몇 년씩 키웠던 개가 사람을 물어서', '갑자기 지병이 생겨 더 이상 개를 키울 수 없어서',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해서'라는 등의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이런 사연의 보호자들이 처음부터 동물들을 버리려고 키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한 집에서 가족으로 지내던 동물을 쉽게 버리려고 하는 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반려동물은 생명을 지녔지만 현행법상 여전히 개인의 소유물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는 등 최근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버려지는 유기동물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되는 유기동물만 하더라도 2016년 3027마리에서 2017년 10월말 현재 4712마리로 이미 작년 수치를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버려지는 동물들은 도심지를 배회하거나 야생화 되어 주민, 관광객은 물론 가축에 피해를 주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동물보호센터는 유기방지와 성숙한 동물보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도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봉사활동 프로그램 운영과 요청에 의해 각급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동물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더 많은 도민이 보호센터를 방문할 수 있도록 토요일에도 개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위한 동물의 행동이해, 동물보호 관련 규정 등 소양 교육도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로 접어들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할 제도적 장치와 요구되는 시민의식, 전담인력은 아직까지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청정과 공존의 가치 실현은 우리 사회의 배려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며 우리 사회에 지금보다 나은 반려동물 문화가 조기에 정착되어 유기동물 문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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