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 김흥수 화백 하모니즘 40주년 특별전
2018년 2월 25일까지…독보적 존재감 담아내

형제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 했던 충격적 현실 앞에 예술가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음과 양, 선과 악 같이 서로 대비되는 것을 나누는 대신 어우러지는 것으로 조화와 살아있음을 이끌어낸 대가의 노력은 '하모니즘(Harmonism)'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남았다.

'한국의 피카소' 고(故) 김흥수 화백(1919~2014)의 작품세계는 붓을 통해 동양사상과 철학적 조형주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대표하는 '하모니즘'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하모니즘은 김흥수 화백이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인 1977년 선언한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특별한 화면을 말한다.

사상적 모태에 충실하면서도 보다 인간답기를 원했던 작가는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감정을 표출한다. 화려한 색상과 추상과 구상의 대립 또는 조화는 특별한 패턴을 이루는 대신 자유분방하게 움직인다. 다양한 이미지의 전개와 조화미 등 회화적 요구를 모두 충족하면서도 나름의 표현가치를 지켜냈던 모든 과정이 하모니즘에 함축된다.

이 모든 것은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해방 후 서울에서 작업을 했던 경력 등 한국전쟁의 상처를 안아야 했던 배경과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 작품 연구를 했던 경력을 아울러 읽으면 이해가 된다. 96세 나이로 소천할 때까지 이질적인 요소를 조화시키는 작업에 매진했던 그에게 '한국의 피카소'란 수식어는 모자라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 제주현대미술관은 김 화백이 지난 2006년 기증한 작품들 중 하모니즘을 읽을 수 있는 대표작들을 아낌없이 수장고에서 꺼냈다. 김 화백의 유족들이 재단법인 한올에 기증한 작품들이 하모니를 이룬다.

'아! 아침의 나라 우리나라(1980)', '잉태(1995)', '7월 7석의 기다림(1997)' '오(1977)', '두 여인(1982)', '전쟁과 평화(1986)' 등이 국내 화단의 독보적 작가로 이름을 남긴 김 화백을 현실로 소환한다. 전시는 2018년 2월 25일까지. 문의=710-7803.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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