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봉 한국장애인개발원 제주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

행복지수 라는 것이 있다. 물질적인 부는 풍요해졌고 사회 다수는 의식주 문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물질적인 풍족함을 행복의 척도로 우선시하고 있다. 적어도 행복감은 물질적인 부의 다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최근 우리지역도 경기 침체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은 현실이고 보면, 겨울 한파만큼 모두 행복 할 수 있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길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 또한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내년도 우리지역 사회복지 예산인 경우 1조원 시대의 막을 열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확대해 전체예산 대비 20%를 투자해 처음으로 1조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제는 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원스톱(ONE-STOP)지원이 가능해졌다. 2015년 11월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고 센터가 개소하기까지 가장 많은 노력을 해주신 것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부모님들이며 이에 발맞춰 하나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욕구에 부합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과 모니터링을 통해 평생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모든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사업의 중심이자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당사자 중심'이다.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생각·감정·욕구 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후의 서비스 제공 계획이 수립된다.

지금까지 발달장애인 대상 서비스가 전문가 중심이었던 것과는 매우 차별되는 부분으로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고 그 권리 위에 자신의 욕구를 부합시키는 사람 중심의 모형이다. 특히 우리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참여를 전적으로 보장하며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의사소통지원을 최대한 제공하고 있다.

제주센터는 지난해 12월 9일 전국에서 10번째로 개소해 운영 중이며 어느덧 개소 1주년을 맞이했다. 제주시 및 서귀포시에서 방문하기에 좋은 입지조건과 사무공간을 비롯해 상담실, 교육실, 회의실 등 KT&G제주본부(3층)에 입주해 운영하고 있으며, 센터는 특정 장애인만을 위한 최초 법률인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주요 전달체계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지역에는 10월 기준 등록 장애인 3만4903명 중 약 10.3%에 해당하는 3596명의 발달장애인이 있다. 전국 평균 8%대에 비교하면 제주지역이 조금 높은 편이다. 특히 중증의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유형에 비해 집중적이면서 특화된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화된 시설과 인력을 갖춘 기관에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주도지사의 공약사업을 추진 중인 '제주발달장애인복지관'은 총 126억 원을 투입해 대지4890㎡(약1480평)에 내년 초 건축하게 되며 서귀포시 지역 또한 유사한 시설을 설치하게 될 것이다.

마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 나비효과 이론과 같이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말처럼 그동안 애닯고 목말라했던 제주지역에도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추구하고 원하던 바를 비로소 조금씩 이루어 나가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센터는 2018년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성과도 있었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으며 지속적으로 발달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한 서비스 제공 등 올해 처음 사업을 진행하며 겪은 시행착오에 대한 보완과 당사자 및 가족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질 높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도내 관련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발달장애 조기발견에서부터 개입, 경증에서부터 중증까지의 생애주기와 욕구를 고려한 원스톱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향후에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개선 및 확충, 정책연구개발, 이용시설 마련 등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고 노력해야 할 것은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와 열린 마음 일 것이다. "장애는 불편하다 그러나 불행하지는 않다"라는 헬렌컬러 여사의 명언처럼 생각의 장애를 넘어 '다름의 동행'을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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