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정치부차장

이합집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헤어졌다가 만나고 모였다가 흩어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합종연횡은 '소진의 합종설과 장의의 연횡설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내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제주도지사와 도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을 도민들이 선출하는 날이다. 오늘(26일)로 내년 지방선거가 꼭 1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판을 보면 벌써 선거철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헤어지고 합치면서 이합집산, 합종연횡 등의 단어가 언론매체를 장식한다. 중앙 정치를 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야권의 정계개편도 현실화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한 전체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를 하기로 확정하고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호남 중진을 비롯한 국민의당 소속 국의원원 일부는 '보수적폐야합 반대'를 주장하면서 통합을 반대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제주지역은 중앙 정치와 상황이 조금 다른 모습이다. 지난 1월 13일 당시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3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탈당해 바른정당 제주도당 창당에 참여했다. 그러나 1년 만에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들은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꾼 정당으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 전체 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 탈당 때와 같이 이번에도 공동으로 복당할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할 때 같이 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 차원에서 이뤄지는 통합에 참여할지, 제주도의원들과 같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할지, 이 당도 저 당도 아닌 무소속을 선택할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은 '선거 전략'보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인들은 "정치는 생물이다" "정치는 타협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같이하는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합종연횡 명분을 강조하기도 한다. 복당이 '당선'만을 위한 '수단'인지 제주도의 발전을 위한 '방법'인지는 도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