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지킴이 협력·유네스코 등재 1주년 기념 ‘좀녜’ 6일 첫 선
해녀 관심 유도, 브나로드 운동 연상 구성·어색한 제주어 대사 등 부족

서럽고 힘들었던 바깥 물질이며 해녀 공동체를 지탱했던 의지와 배려.

6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려진 극단 배우가의 ‘좀녜’가 세상에 던지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일부러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배우들의 대사는 친절했고, 상황은 충분히 극적이었다.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1주년 기념사업이란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극의 구성 곳곳에 ‘유네스코 등재’의 의미가 새겨졌다.

강용준 희곡작가의 1991년 작품을 현대에 맞게 각색했다는 부연 설명이나 극단 배우가의 창단 기념 작품이란 점, 문화재청 문화재지킴이 협력회사인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후원금 5000만원을 지원받아 만들었다는 배경까지 감안하더라도 어딘가 균형이 흔들렸다는 아쉬움을 감추기 힘들다.

제주어 대사에 신경을 썼다고 했지만 어색한 발음들이 극의 몰입도를 흔들었고 해녀들의 애환이나 가족애가 단순히 외부의 부정적 시선, 어머니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운명 등으로 흘러버린 상황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의식한 대사와 장면은 전제 극의 무게를 반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한 오해’를 공들여 설명하고, 바다 쓰레기를 주어 어장을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하는 장면은 심훈의 상록수 스타일의 1920년대 중반 브나로드 운동을 연상시켰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란 것은 인정한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제주해녀문화를 담은 공연 작품이 선보였고 이를 통해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할 수 있음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해녀 외 관객들의 관심과 감동을 얼마나 이끌 수 있을지에는 좀더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무대였다.

이들 무대는 14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서귀포예술의 전당 대극장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