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우 노하우석세스시스템 대표·논설위원

2008년 10월 31일 컴퓨터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가 보낸 이메일 한 통으로 시작된 비트코인은 올해 1월 7일 기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국내시세 거래가격이 1비트코인당 2500만원에 육박했다. 이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규제발표와 금융기관의 가상계좌 통제움직임을 보이자 5일 연속 내리 하락세를 보이며 1월 12일 오후 3시 기준 1928만원으로 내려갔다. 5일 만에 20% 이상 변동 폭을 보이지만 9년 전 10원 정도 가격에 비하면 200만 배로 올랐다. 대한민국은 코인에 미쳐있다. 

가상화폐란 실물화폐 대신 쓰이는 전자화폐를 말한다. 세계최초의 가상화폐가 비트코인이다. 가상화폐의 종류는 이더리움, 리플, 대시 등 1000개가 넘는다. 또한 계좌로 매수와 매도가 가능하며 거래소 이용도 가능하다. 지폐·동전 등의 실물이 없고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화폐를 말한다. 최근에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화폐라는 의미로 암호화폐라고 부르며 정부는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가상화폐는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또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거래 내역을 관리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정부가 가치나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반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등 디지털 통화 거래 내역을 기록하기 위해 개발된 분산형 장부 기록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금융거래에서 장부 책임자가 없는 거래 시스템이다. 새로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그 정보를 별도의 블록으로 만들고 이 블록을 기존 장부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분산된 장부들을 서로 대조하기 때문에 장부 조작이 극히 어려워 강력한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으로 성사된 거래는 취소하기 어렵고 중앙기관이라는 개념이 없어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상화폐는 화폐 발행에 따른 생산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이체비용 등 거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의 비밀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 거래나 도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에 악용될 수 있고 과세에 어려움이 생겨 탈세수단이 될 수도 있다. 

2012년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통한 모든 거래중 4.5~9%가 다크웹인 실크로드의 마약거래 사이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약뿐만이 아니라 아동 포르노와 청부 살인, 무기를 구매하는데도 비트코인이 이용되고 있다.

몇몇 딥웹 암거래 사이트는 폐쇄 당하기도 했는데 2013년 10월 최대의 암시장 사이트 실크로드가 미국 법 집행 기관에 의해 폐쇄 조치가 내려졌고 이 여파로 단기간 동안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법원의 가상화폐 범죄 관련 판결을 검색해 본 결과 10건 중 2건 가까이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피라미드 유사수신 다단계 사기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무조건 가격이 수십 배 오른다, 원금을 보장해 준다. 또는 나중에 코인으로 바꿔준다" 고 홍보해 끌어들인 투자금 규모가 100억 원대  이상인 사건도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대마·코카인 등 마약을 거래할 때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낸 사건이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는 금융 시스템의 원리를 바꾸는 혁명을 가져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합법적인 거래소를 인가한 미국, 영국, 일본의 경우와 불법으로 규정하는 중국, 러시아등의 사례를 잘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개인투자자나 기업은 투기광풍을 몰고 오는 거래와 채굴보다는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 시대정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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