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새해의 시작도/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시작을 잘 해야만/빛나게 될 삶을 위해/겸손히 두 손 모으고/기도하는 아침이여/어서/희망의 문을 열고/들어오십시오(새해 새 아침 中/이해인 수녀)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언제나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또 다른 발전을 꿈꾸는 시간이기 때문인 듯하다. 

특히 제주 오름들 사이로 떠오르는 새해 첫 날의 해를 맞이하고 보니 올 해 시작은 더욱 남다르다. 이제 제주는 비단 필자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유래한 '킨 포크 라이프(Kinfork Life)'와 덴마크에서 유래한 '휘게라이프(Hygge Life)' 등의 열풍으로 자연친화적이고 느긋하며 안락한 행복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염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망을 이루기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제주가 아닐까. 실제 지난 한 해만 봐도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약 1500만명에 달하고 이주민의 증가로 제주의 인구가 65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렇게 제주가 대한민국의 대표적 힐링지역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 누구보다 반갑다. 반면에 급작스러운 인구 증가와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후유증으로 제주다움이 사라질까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제주다움'을 지켜내기 위한 현명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주인의 삶 속 깊이 내재돼 있는 문화원형을 제주 미래 발전의 핵심 키워드로 '제주다움'을 발전시켜야할 것이다. 한라산, 오름, 곶자왈 등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수눌음, 조냥정신 등 생활 문화 더 나아가 독특한 건축물과 관광시설 등이 모두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탐라국의 해양문화, 척박한 자연 환경 속에서 이어온 제주인의 삶의 방식과 정신세계 등 역사와 전통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소재들을 제주만의 스타일로 만들고 브랜드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15년간 국가적으로 제주를 홍콩 등을 모델로 한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지향점을 바꿔서 사람과 자연, 문화를 적극 고려하는 독특한 콘텐츠 중심의 제주 발전 전략을 활발히 추진해 가야 할 것이다.

제 4차산업혁명 시대라는 세계적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서 제주 미래를 확고히 담보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파워형 경쟁력을 갖춰야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제주의 사람과 자연, 문화의 특성이 제주도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로 승화돼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가 자유롭게 교류하고 상생 발전하게 된다면 제주도는 동아시아의 국제 교류와 협력 거점으로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5~6년 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바 있다.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스타일이 강남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제주도의 가치를 잘 다듬어내어 '강남스타일'보다 '제주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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