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모 제주지방기상청장

지난 2016년 1월에 이어 올해 1월 초에도 제주지역의 폭설 및 강풍으로 인해 주요도로가 통제되고 여객선과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게 되면 항공뿐만 아니라 도심 교통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paralyze) 것은 물론 시설물 붕괴, 농작물 피해 등을 유발해 많은 사회적·경제적 손실과 주민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피해 가능성을 미리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위험기상 발생 확률과 그에 따른 영향까지 고려하는 영향예보를 준비하고 있다. 

영향예보는 기상현상 중심의 기존 날씨뿐 아니라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재해 가능성과 사회·경제적인 영향에 대한 정보를 4단계(관심, 주의, 경계, 심각)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국민은 물론 방재(prevention of disasters)기관에서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돕고자 시행하는 예보이며 기상현상만을 알려주던 기존 예보방식에서 재해가능성까지 포함해 예보하는 셈이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해 제주지방기상청에서는 영향예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사전 준비단계로 2016년 겨울부터 유관기관(related organization)을 대상으로 제주지역 대설 영향예보 시범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눈 또는 결빙으로 인한 도로통제 가능성 정보를 유관기관에 제공해 도로통제 및 제설작업을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겨울에 제공한 영향예보에 대한 환류와 개선을 위해 유관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 겨울에는 시범서비스를 고도화하여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내 4개 주요도로에 대해 제공하던 예보를 올 겨울부터는 8개 주요도로 18개 구간으로 확대했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고 교통량이 많은 제주시 도심지역(downtown area)은 도로구간을 세분화해 유관기관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앞으로 대설 뿐만 아니라 재해 위험성이 높은 호우와 폭염 등 다른 위험기상에 대한 영향예보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주지역의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기상현상에 대한 영향예보를 통해 재해를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유관기관과의 협업과 지속적인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된다면 영향예보는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날씨만큼 국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정보도 없을 것이며 기상청만큼 국민과 가까운 기관도 없을 것이다. '신속하고 정확하며 가치있는 기상서비스(meteorology service) 실현'이라는 미션(mission) 아래 국민 모두가 만족하기를, 그리고 기상재해로부터 안전하고 안심하기를 바라며 1년 365일 쉼 없이 기상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향예보로의 전환은 다가올 날씨를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지만 유관기관과 국민들의 편익이 증대된다면 어려운 길이라도 기꺼이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기상청이 더욱 발전하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