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선 전 중등 교장 「나는 이언 스승이고 싶습니다」
학생·교사 격려에서 가족에 대한 마음까지 100통 정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큰 사람이 된다’는 스승의 말에 제자가 ‘둔하고 앞뒤가 막혔고 답답하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스승은 ‘왜 해보지도 않고 그러느냐’ 꾸짖는 대신 둔한 송곳으로 뚫은 구멍은 쉬이 막히지 않고, 막힌 것은 한 번 뚫리면 성대한 흐름을 만들며, 누구나 공부는 처음이라며 다독인다.

다산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애기는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간 편지를 모아 만든 편지첩을 통해 알려져 있다. 편지라고 해야 몇 줄 안되는 짧은 메모 같은 것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던 곡진함을 살피기에는 충분하다.

강방선 전 교장이 남긴 100통의 희망편지도 그렇다. 언젠가 교내 메신저에 올린 짧은 글에 위안과 위로를 받는 주변을 본 뒤 꾸준히 남긴 글을 「나는 이런 스승이고 싶습니다」로 묶었다.

자신을 기억하는 이들과 나눈 책의 제목은 과거형이 아닌 소망형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 역시 그러하기를 원했다는 것으로 공감대를 만든다.

‘말로 가르치면 따지지만 행동으로 가르치면 따른다’ 등의 문구나 구멍이 뚫린 종이컵 하나는 못쓰지만 두 개를 포개 살짝 비틀면 완벽한 새 종이컵이 된다는 교훈들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되며 ‘우연한 격려’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열림문화.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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