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령 청소년육성회 부회장

새 학년 신학기 즈음엔 너도 나도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설렘과 긴장감으로 잘 다려진 교복을 입고 들뜬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들뜬 마음과 달리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내 자식들이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고 어울리는 과정에서 혹여나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근심이 늘어나는 시기이도 하다.

학교폭력(學敎暴力)이란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의 1에 따르면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 유인, 명예 훼손 · 모욕, 공갈, 강요 ·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등이다

과거의 학교폭력이 주로 물리적인 신체적 폭력이었다면, 최근의 학교폭력은 언어폭력이나 사이버 폭력과 같은 신종폭력으로 범위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신체에 해를 끼치거나, 옷이나 물건을 망가뜨리는 신체적 폭력, 놀리거나 모함하고 욕설 등으로 위협하여 심리적으로 괴롭히는 언어적 폭력, 그리고 따돌리고 무시하는 관계적 폭력 등이 있다. 

경찰청의 학교폭력 발생 자료에 의하면 매년 3~4월에 학교폭력이 30%로 나타나 학교폭력 예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중 35%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피해학생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상황들을 가해자로부터 보복이 두려워 자신의 어려움을 알리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다고 한다. 

정부에서도 학교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여 집중적으로 예방하고 단속하고 있으며, 경찰에서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신학기가 시작되는 3~4월을 '학교폭력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여 학교폭력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도 학생들 사이에 서로 돕는 '짝 체계', '큰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러 명이 함께 귀가하고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귀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등 학교폭력 예방에 온 힘쓰고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단순한 행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개인적 특성, 가정, 학교 및 사회 등 복합적인 사회환경적 요소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러한 다양한 원인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개인의 품행장애, 반항성 장애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정신건강의학적 요인이 학교폭력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가해학생들은 반사회적 경향성과 신체 공격성이 매우 높고, 스스로도 충동적인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지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피해학생들은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

가정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부모의 애정과 관심의 부족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거나 자녀가 공격행동을 했을 때 방임한 부모 밑에서 자란 학생들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폭력 가해학생은 부모-자녀간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문화적 요인도 학교폭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폭력물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폭력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폭력을 모방하고 싶은 경향이 생긴다. 폭력에 자주 노출된 청소년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쉬워진다. 실제로 대중매체를 통해 언어적이고 신체적인 폭력을 많이 경험한 청소년일수록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교나 친구도 학교폭력의 한 위험요인이다. 특히, 가해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친구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원만하지 않은 친구 관계로 친구나 교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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