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희 (사)제주역사문화연구소장

최근 추자도에 대한 지역콘텐츠 발굴 등을 위해 자주 왕래활 기회를 접했다. 1991년 5000명에 육박했던 추자도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857명으로 해를 거듭 할 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주력산업인 수산업도 하향세에 있다.

간담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주민들은 이제 관광산업을 일으켜 섬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래서 관광객을 위한 장터도 개설하고, 캠핑장과 체험어장도 운영하며, 마을투어버스나 주변 38개 무인도를 둘러볼 수 있는 해상유람관광에 대한 욕구도 강했다.

추자도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 기준 처음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50명 수준으로 예전과 비교해 늘어나고는 있으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는 연간 우도 관광객이 220만명이고, 마라도가 68만명이며, 심지어 슬로시티로 잘 알려진 완도군 청산도 관광객도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추자도는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추자도의 관광패턴은 봉글레산-나바론절벽-돈대산-추석산을 잇는 올레길을 걷거나 또는 추자성당-황경한 묘-눈물의 십자가로 이어지는 천주교 성지순례길, 추자의 매력인 낚시 등 3개로 압축할 수 있다.

이외에 추자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래서 추자에서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를 발굴해내고, 현실화해서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반드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관광객들이 지금보다 두·세배는 더 들어와야 다른 연관된 관광객 즐길 거리들이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것과, 즐길 거리들을 갖추어 간다면 관광객들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 둘은 어쩌면 동전의 양면처럼 둘이 아니고 하나이다. 따라서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에서 추자도 관광객 수용태세 개선과 만족도 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접근성의 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현재 추자도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제주에서 전남 완도와 우수영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1차례씩 왕복하는 선박들이 추자를 경유하는 것뿐이다. 접근성에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 박에 없다.

이에 비해 관광객이 추자보다 훨씬 앞서는 우도의 배편은 수시로 입출항하고, 마라도도 하루 12차례 운항하고 있다. 물론 우도와 마라도는 추자도다 가까워서 운항시간도 짧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추자도와 운항시간이 거의 비슷한 전남 청산도의 경우도 하루 5회 도항선이 운항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추자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중 제주에서 추자로 들어가는 비율이 75%에 달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나머지 25%는 완도나 우수영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이었다.

추자도를 찾는 통로가 이렇다면 접근성의 개선을 위해서는 운항시간이 많이 걸리는 추자를 경유해 남해안을 잇는 노선이 아니라 운항 시간이 짧은 제주와 추자를 직항로로 하루 여러차례 왕복하는 노선 개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금 경유노선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하루 수차례의 직항 왕복노선 신설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뛰어들 선사도 없을뿐더러 설사 있다 하더라도 적자를 면치못 할 수도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이니 여러 걱정과 우려들이 있을 수 있다. 적자에 대해서는 행정에서도 최소 몇 년간 일정부분 보전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항공노선이든 해양노선이든 새로운 노선을 개설할때는 항상 걱정과 위험이 따른다. 제주-도쿄 항공노선이 개설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수십차례 운항되는 우도와 마라도의 운항횟수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황금노선은 아니었다. 접근성에 대한 개선없이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프레임에 갇혀 버린다면 해답은 나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맴돌뿐이다. 이 프레임을 깨는 실험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