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멸 감독 세월호 담은 영화 ‘눈꺼풀’ 4월 개봉 확정
구도 등 영상미 강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질문 담아

“영화가 나이를 먹었다”

오 멸 감독이 지난주 진행한 ‘눈꺼풀’ 기자 간담회에서 남긴 말이다. ‘눈꺼풀’은 지난 2014년 제작했다. 2015년 부산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과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하며 호평 받았지만 이달 중 개봉 확정까지 3년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모 종편 영화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갑작스레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게 된 이들이 서툴게 이별하는 과정을 담은 ‘파미르’로 세월호에 대한 감정선을 드러낸 적은 있다.

‘눈꺼풀’은 그보다 더 아프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오 감독은 그 원혼들을 달래는 영화를 구상했다. 수행을 위해 눈꺼풀을 잘라내는 고통을 감내했던 고승 달마 대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세상을 똑바로 보려는 간절함을 담았다.

폭풍이 휘몰아쳤던 다음 날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에 선생과 학생 두 명이 찾아온다. 이승의 마음을 전하는 떡을 만들지 못하게 된 노인과 떡을 먹고 가야 하는 사정들이 큰 상처를 남긴 사회 시스템과 남겨진 이들의 안타까움을 그린다.

별다른 대사는 없지만 스크린 가득 흐르는 색감과 구도 등 오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아픔을 마주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오 감독은 “(눈꺼풀은)‘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하는 영화다. 그때는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며 “촛불을 들었고 이후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세월호 문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가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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