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교수·논설위원

제주의 4월은 벚꽃과 유채꽃의 향연으로 시작(始作)한다. 한라산 중턱에서 아니면 백록담 정상에서  날 좋은 날 파란 바다색, 하얀 벚꽃, 노란 유채꽃을 볼 수 있는 기회에 여기가 하늘 아래 천국으로 느껴지는 것은 욕심일까. 한라산 나무들의 새싹이 만들어내는 고운 색깔들은 제주의 4월을 아름다운 자연색으로 만든다.

이제 우리들의 머릿속과 가슴속을 사랑의 색깔로 제주 4월의 아름다움처럼 곱게 칠해볼 때가 아닌가.

제주 4·3 70주년 화해와 상생이라는 슬로건을 거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제주는 4·3에 대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지난 70년간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제주 4·3은 우리나라 역사와 세계사에서 볼 수 있 듯 국가의 정치력 부재와 정치이념의 혼돈으로 초래된 불행한 사건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정치적 이념분쟁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는 뉴스들을 메스컴을 통해 많이 접한다.

우리는 4·3의 발생과 진행과정에서 일어난 사실과 정황을 보편타당하게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보관하여 공부하면서 다시는 4·3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늘 새롭게 준비해야한다. 

과거의 일들에 좌우이념으로 대립하고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보다 자기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정책과 실행보다는 정치적인 정략을 우선시한다면 제주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로 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변명을 하면서까지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이다(네이버 국어사전). 이기주의 사고가 만연하면서 내로남불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등장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괜당은 친족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인데 최근에는 학연, 지연 등 다양한 연결고리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이곤 한다. 심지어 정치적 성향을 내포하는 경우도 있다. 끼리끼리 모이는 유유상종하는 사회, 배타성이 강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사회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현상 중에 하나이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정도가 그 사회의 품격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개발도상국가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로 발전헸다. 지구상에서 찾아보기 드믄 국가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 자체가 세계문화 유산감 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 덧붙여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禮)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예로서 정치를 펼치고 국민은 예로서 지도자를 존경해야한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대한민국이 세계의 리더국가가로 지속 가능성은 세계인을 예로서 대하는 자세의 지속성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격(格)에 대한 자세의 지속성은 시대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문화와 경제 그리고 과학기술과 정치 행정 역량이 함께해야 한다.

지금 제주사람들은 제주 4·3 70주기를 맞이하면서 좌우이념과 정치적 상황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상생과 화해를 통해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와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제주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제주 괜당문화는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이 상부상조 하면서 어려운 시기와 환경에 적응한 제주인의 생존문화이다. 괜당문화가 가진 상부상조의 '례(禮)'를 다시 일으켜서 도민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 제주를 찾아오는 국민들에게 그리고 세계인들에게 즐거움과 치유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4월을 맞이하면서 기대해본다.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표현할 수 없었던 /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할 수 없었던 / 그때 제주의 4월을 /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가슴 속에서 사랑으로  치유하고 / 4월의 자연색처럼 아름답게 갈무리하여 /始作의 계절 제주 4월의 아름다움을 시작(詩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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